
중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 속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을 피하며 러시아가 새로운 인기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모스크바타임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여행사들은 러시아행 항공권과 호텔 예약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 일부 지역이 일본 홋카이도의 대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스크바타임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중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발언과 중·일 간 긴장 고조로 인해 중국에서 러시아 관련 검색 및 예약이 급증했다”며 “일부 지표에서는 최대 400% 증가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중국 여행 리서치업체 차이나 트레이딩 데스크의 수브라마니아 바트 최고경영자(CEO) 역시 “푸틴 대통령의 무비자 입국 시사 발언 후 48시간 만에 중국 플랫폼에서 러시아 관련 검색량과 상품 조회 수가 전주 대비 약 3~5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이 9월 러시아 여권 소지자에 대한 비자 요건을 완화한 것을 계기로 중국 국민이 곧 비자 없이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 2주간 12월 출발 기준 중국인의 러시아 호텔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일본 북부 섬 홋카이도 여행을 고려하던 중국 여행객들이 러시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트 CEO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극동·북극 지역은 겨울 여행 대체지로 접근성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알리바바 계열 여행 플랫폼 ‘플리기’ 역시 최근 두 달간 러시아행 항공권 예약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자연 풍경, 독특한 문화, 비교적 저렴한 여행 비용, 바이칼 호수의 푸른 얼음과 오로라 관광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중국과 일본 간 외교 갈등이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해협 유사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자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이후 수십만 명의 항공권 취소가 이어졌고, 중국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12개를 중단했다.
반면 러시아 극동 지역의 중국인 관광객은 급증했다. 10~11월 블라디보스토크행 승객은 6만 7,000명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중국과 러시아 간 주간 항공편도 확대됐다.
SCMP는 “러시아 일본 여행 감소는 러시아 외에도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에도 반사이익을 주고 있다”며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 등이 중국인에게 인기 여행지로 꼽힌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