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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과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결과
유가 하락과 금속 가격 상승의 ‘디커플링’

구리와 은 가격이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투기적 수요가 아닌, 공급 부족과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라는 산업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고 말한다.

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1월 28일 종가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현물 가격은 1만1233.6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29일 1만1163달러를 뛰어넘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구리 가격 상승의 주 원인으로 ‘공급 쇼크’를 꼽았다. 장 연구원은 “코브레 파나마(Cobre Panama) 광산 폐쇄와 그라스버그(Grasberg) 광산 사고 등 초대형 광산들의 리스크가 겹치며 2026년 공급 전망이 대폭 하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제련수수료(Spot TC)는 역사적 최저점인 -50달러까지 하락했고, 내년 물량에 대해 마이너스 TC가 논의되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장 연구원은 “공급자 우위 시장을 의미하는 TC 하락이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적은 역사적으로 없었다”며 추가 상승 가능성을 강하게 예측했다.

가격 민감도가 낮은 ‘비전통 수요’ 또한 구리 가격 상승의 요인이다. 2025년 글로벌 구리 수요 2810만t 중 데이터센터, 전기차, 신재생 등의 비전통 수요는 약 655만t을 차지한다. 메리츠증권에서는 2030년 1415만t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투자비 100억달러 가정), 구리 가격이 10% 급등해도 총 투자비 상승분은 0.27%에 불과하다. 즉, 가격 상승이 수요를 훼손시킬 수 없다는 분석이다.

공급 부족이 구리 가격을 밀어 올렸다면, 은 가격은 글로벌 유동성 장세와 견조한 실물 경기 영향으로 상승했다. 지난 28일 기준 은은 온스당 56.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1월 한 달 동안 16% 급등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은은 안전자산인 동시에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산업재”라며 “최근 급등세는 유동성 위축이 해소되고,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투자가 견조하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유가 하락과 금속 가격 상승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주목하며 “통상 달러 강세 시기에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지만, 최근엔 구리·은 가격과 BDI(발틱운임지수)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등 주요국의 AI 투자 및 AI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 영향이 일부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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