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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국가대표' 선발 기준 오락가락?···'독자 AI 파운데이션' 시작부터 '휘청'
공모 기준 모호···프로젝트 시작부터 난항
키맨 역할 과기정통부, 방향 제대로 잡아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0일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 확보를 위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이재명 정부가 강조했던 ‘AI 3대 강국’의 핵심사업이자 국내 AI 분야의 국가대표 기업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에 약 2000억 원의 예산을 마중물로 1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국내 AI 기술 및 산업을 양성하기 위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함께 국내 정예팀을 선발하는 정부 주도 프로젝트다.

 

1936억 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한국형 소버린 AI 모델 개발로 글로벌 시장에서 AI 산업 분야의 자생력을 갖추고, 나아가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는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지난달 3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을 위한 움직임은 발 빠르게 추진됐다. 속도감 있게 효과를 내는 현 정부의 방향대로 프로젝트의 범위, 정예팀의 선정 조건도 빠르게 구성을 잡아나갔다.정부의 방향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파생형 모델이 아닌 설계부터 사전학습 과정 등을 수행한 국산 모델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정의했다. 하지만 국내 AI 업계에서는 스스로 자립해 나갈 수 있는 ‘독자성’을 강조한 정부의 방향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혼선은 지난달 열린 지원사업 설명회에서 불거졌다.

 

지난달 27일 서울 역삼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지원사업 설명회’에서 해당 프로젝트의 담당 사무관이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한 경우, 라이선스 이슈가 없다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간주하고 사업 참여가 가능하다”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보도됐다.해당 보도를 접한 일부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선 아직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방향이 모호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해당 발언대로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해 LLM 구축이 가능하다면 지원사업에 뛰어들 기업들의 범위는 넓어지고, 더불어 검증되지 않은 정부지원금 사냥기업들이 난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8일 과기정통부는 홈페이지에 ‘파생형 AI 모델 개발은 본 사업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로 간주되지 않는다’라고 재안내 하면서 다시 한 번 방향을 가다듬었다.

 

해당 사무관 역시 “공고 안내서에 분명히 명기했는데도 여러 문의가 왔다”면서 “설명회에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보도가 돼 제 실수라 생각하고 다시 한 번 명기사항을 올렸다”라고 밝혔다.일종의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기조를 두고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독자 모델’ 구축을 글로벌 오픈소스로?···

과기정통부, 키맨 역할 제대로 해야

파인튜닝 방식은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일부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초기 비용 부담이 적지만 모델의 기본 구조나 핵심 특성을 바꾸기 어렵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수정하는 데 제약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기술 발전과 보안 측면에서 취약하다는 것이다.물론 기초단계에서부터 사전학습을 기반으로 한 자체 개발 역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는 부담이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챗GPT를 비롯해 현재 글로벌 AI 기술과는 격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 자체 모델을 개발하는 데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AI 3대 강국’ 도약을 핵심과제로 100조원 투자 시대를 공약하는 등 AI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는 글로벌 기술력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더라도 ‘독자 모델’을 구축해 국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공공·사회 분야 AI 전환을 이끌어 ‘모두의 AI’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중요한 것은 ‘독자 모델 구축’이다. 비용과 시간, 그리고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없지만 자체 모델 개발로 자생력을 갖추겠다는 현 정부의 기조는 이 대통령의 취임 전과 후 다름없다는 점이다.

 

그에 맞게 프로젝트의 속도도 높인다. 이달 21일까지 공모 마감 이후 이르면 9월 이전에 정예팀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속도전에 이미 AI 산업에 뛰어든 대기업을 비롯해 기술력 하나로 버텨 온 수많은 국내 AI 개발 스타트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일각에서는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벌써부터 들썩이는 업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AI 산업 관계자는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국책사업 취지에 맞추기 위해서는자체개발이라는 모호한 기준이 아닌 사전학습(From-Scratch)부터 제대로 모델을 만들었는지를 가려야 하는데, AI 전문가들도 이를 판별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프로젝트의 성공은 실제 사전학습부터 독자적인 모델인가를 판별하려는 노력에 달렸다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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