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성전자 시간 오나…外人 기류 변화 조짐
삼성전자 주가 연중 최고치 경신
9개월 만에 '66층 주가' 회복
외국인, 삼성전자 '사고' SK하이닉스 '팔자'
"삼전, 현재 주가 기간 조정 마무리 구간"
국내 증시 대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2분기 실적 저점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 주식은 시장에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SK하이닉스 대신 삼성전자를 저가 매수할 타이밍이라고 보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일 대비 3.09% 뛴 6만6700원을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삼성전자 주가가 '66층'(삼성전자 주가 6만6000원대)을 회복한 건 종가 기준 지난해 9월10일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지난 8일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전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시장에서 1조2800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담은 종목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이 기간 SK하이닉스 주식을 1200억원어치(순매도 4위) 내다팔았다. 주가도 전날 8.95% 급락한 것을 비롯해 최근 3거래일 간 연속 하락했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30만원대 주가로 마치면서 추가 상승을 기대했지만 '과열 경고음'이 나오면서 투심이 불안해졌다.
이에 더해 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전날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면서 가뜩이나 불안했던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다"며 가격 결정권이 SK하이닉스 같은 공급자에서 구매자 쪽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두 기업의 주가 흐름이 "반도체 업종 내 주가 키맞추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을 앞세워 그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반영된 상태인 반면 삼성전자는 HBM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SK하이닉스 주가는 57.4% 상승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24.9% 오르는데 그쳤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HBM 과잉 공급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매수 포지션에 놓고 SK하이닉스에 대해 매도를 쳤다"며 "이재용 회장의 대법원 판결도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투심을 형성했다"고 판단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씨티그룹이 파운드리(위탁생산) 가동률 회복과 5세대 HBM 12단적층 제품(HBM3e 12Hi)에 대한 고객사 품질 통과 기대 등을 근거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며 "반면 SK하이닉스에 대해선 HBM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저하 우려가 불거졌다"고 해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기간 조정 마무리 구간"이라며 "올 2분기가 실적 바닥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점 매수가 유효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