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삼성D·LGD, 1Q 나란히 부진
IT용 OLED 사업 강화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나란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전방 세트업체들의 수요가 감소해서다.

 

양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앞세워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최근 노트북과 태블릿 등 IT 기기에 OLED를 탑재하는 경우가 늘어나서다. 여기 더해 올해부터 출시될 확장현실(XR) 기기에 들어갈 OLED 공급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어려웠던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7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기간 매출 역시 17.1% 줄어든 6조6100억원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주력인 중소형 OLED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실적

1분기 어려운 시간을 보낸 건 LG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였다.LG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 4조4111억원, 영업손실 1조9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3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1.8% 줄었다.

LG디스플레이 실적

디스플레이 업계 부진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전방 시장 수요가 부진했던 탓이다. 특히 아직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못한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사업 특성상 전방 세트업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올해 1분기 소비 심리가 위축돼 세트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평균치를 웃돌면서 패널 주문량이 줄어든 탓에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OLED 투자 늘린다

위기에 빠진 디스플레이 업계가 주목한 분야는 노트북, 태블릿 등 IT 기기용 OLED다.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애플도 OLED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내년부터 아이패드 프로 제품에, 2026년과 2027년에는 맥북 프로 제품에 각각 OLED를 적용할 계획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IT시장 내 OLED 침투율은 2024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태블릿 및 노트북 기기에 OLED 패널 탑재가 늘고, 글로벌 업체들이 올해부터 OLED 탑재가 필수적인 X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OLED 수요 증가에 발맞춰 사업성 강화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관심 속에 OLED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이 회사는 8.6세대 IT용 OLED 생산을 위해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엔 LCD용 팹이었던 아산캠퍼스 L8-2 라인도 OLED 생산라인으로 변경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부터 OLED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며, 최근 발표한 IT OLED 라인 투자를 통해 향후 노트북, 태블릿, 전장 분야에서 스마트폰의 성공 사례를 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주력 사업인 LCD 대신 OLED 위주로 사업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 3월엔 OLED 사업 고도화를 위해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국내 LCD TV 팹의 가동을 종료했고 올해 중국에 있는 8세대 LCD 팹도 50% 다운사이징(축소)해서 운영하고 있다"며 "조달한 자금은 OLED 제품과 기술 개발,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확장현실(XR) 시장의 성장도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OLED에 집중하는 이유다. XR이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포괄하는 단어다.

 

올해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구글 등 업체들이 XR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눈 바로 앞에 디스플레이를 둬야 하는 XR기기 특성상 고화소와 높은 휘도를 가진 OLED를 탑재하는 것이 유리하다.

 

LG디스플레이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미세한 화소를 촘촘하게 배치하는 올레도스(OLEDoS)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실리콘 웨이퍼를 기판으로 사용하면 기존 OLED 대비 높은 화소 수를 구현할 수 있다. 실리콘 웨이퍼는 유리기판보다 얇고 가벼워 기기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XR 시장 개화에 대비하고 있다. 2억1800만달러(약 2900억원)을 투자해 미국의 OLED업체 '이매진(eMagin)'의 주식을 전량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매진이 보유한 '다이렉트 패터닝' 기술은 기존 OLED보다 낮은 전력에 더 높은 화면 밝기(휘도)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이매진은 기존 OLED 대비 화소 수가 많은 마이크로 OLED와 관련된 여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매진의 마이크로 OLED 기술을 활용해 XR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XR기기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클 것"이라며 "이매진의 기술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XR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원문기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