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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독립성 강화 및 매출 구조 확대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부 사업 구조를 개편한다. 제품 사업부와 제조 사업부(파운드리 포함)를 구분해 파운드리 독립성을 키우고, 외부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동일한 방식으로 제품 사업부 주문을 받는다. 외부 팹리스 수주뿐 아니라 내부 반도체 생산 건까지 모두 파운드리 매출에 포함하겠다는 의미다.

 

인텔은 내년 1분기부터 이같은 시행에 나선다. 이 경우 내년에만 200억달러 넘는 파운드리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인텔이 2위를 차지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있는 인텔 본사 전경 일부

"내부 생산도 외부 팹리스 주문받듯"...비용 절감 나선 인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21일(현지시각)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내부(Internal) 파운드리 모델'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웨비나(웹+세미나)를 열었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된 행사에서 반도체 사업 과정 중 발생하는 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내부 파운드리 모델 도입을 본격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내부 파운드리 모델은 자사 반도체 사업에 팹리스-파운드리 사업 구조를 도입하려는 인텔의 혁신 전략이다. 파운드리가 외부 고객사인 팹리스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것처럼 내부에서도 제품 사업부가 특정 반도체 생산을 주문하면 이를 독립된 제조 사업부에서 수주 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인텔은 이를 위해 내년 1분기부터 ▲클라이언트 컴퓨팅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AI) ▲네트워크 및 엣지 등 세 개 분야를 제품 사업부에 포함한다. 제조 사업부엔 ▲제조 ▲기술개발 ▲파운드리(IFS) 등의 분야를 둔다. 회계상 크게 두 개 사업부를 구분, 독립성을 키운다.

내부 파운드리 모델 도입 전후 파운드리 매출 구조 이미지

인텔은 이 경우 반도체 사업에서 2023년 30억달러 비용을, 2025년까진 80억~100억달러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올해 선보인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사파이어 래피즈처럼 기존 계획보다 출시가 지연되는 제품 사례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텔의 경우 특정 제품을 선보일 때 테스트칩 생산을 여러 번 거치다 보니 제품 개발까지 걸리는 시간이 경쟁사보다 더 긴 편이다. 비용 역시 늘 수밖에 없다. 만약 제조 사업부가 외부 팹리스처럼 시장 가격에 수주를 맡겨야 한다면 불필요한 테스트칩 생산을 줄여 테스트 시간과 비용 모두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2023년 외부 물량으로 2위 사업자 도약할 것"

내부 파운드리 모델은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텔은 팹리스,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이다. 인텔 파운드리를 찾는 팹리스 고객의 경우 자사 기술이 인텔 설계 사업 쪽에 흘러갈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파운드리 독립성을 키우면 시장 신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늘어난 매출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단번에 상위 사업자로 도약할 수도 있다. 인텔의 파운드리 매출은 지난해 기준 7억6800만달러로 세계 10위권에 미치지 못했다. 인텔은 내부 파운드리 모델을 내년 1분기부터 적용할 경우 그해 파운드리 매출이 내부에서 발생한 매출로만 200억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봤다. 외부 팹리스 생산 건까지 합할 경우 파운드리 시장 2위인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트렌드포스 기준 지난해 219억달러)을 뛰어넘을 수 있다.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웨비나 발표에서 "2024년에는 내부 물량을 기준으로 200억달러 이상의 제조 매출을 기록해 파운드리 2위 사업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외부 물량 기준으로 2030년까지 2위 사업자가 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내부 파운드리 모델은 인텔 IDM 2.0 실행의 두 번째 단계다. 펫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3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포함한 IDM 2.0 전략을 내놨다. IDM 2.0 첫 단계가 외부 파운드리 활용 확대 및 파운드리 서비스 구축 등의 제조 역량 확대였다면, 이번엔 내부 파운드리 모델을 적용해 인텔 55년 역사상 가장 큰 사업 변화에 나선다. 인텔은 2025년 공개를 목표로 18옹스트롬(A·1A=0.1나노미터) 기반의 제품을 5개 넘게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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