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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 조직 구성해 개발 착수...내부 활용법은 무궁무진하지만 고객 서비스는 신중해야

비대면과 디지털화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속에서 각 산업군은 더 많은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초거대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는 AI 시장의 판도를 아예 뒤바꿔 놓고 있다.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31년까지 평균 32%로 성장해 1265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이 존재하는 금융권은 생성형 AI의 도입에 대해 다소 신중한 태도를 취해 왔다. 생성형 AI의 신뢰도가 100%가 아닌 시점에서 도입됐을 때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오류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각 산업군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은행 역시 이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게 됐다. 은행권은 챗GPT(오픈AI)와 바드(구글) 등 기존 생성형 AI와의 협업은 물론 자체적으로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것에 막 걸음을 떼고 있다.

 

은행판 생성형 AI, 도입은 언제쯤

‘리딩 뱅크’ 자리를 사수해야 하는 KB국민은행은 최근 ‘KB-GPT’ 등 생성형 AI와 관련한 상표를 대거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6월 KB-GPT 데모 사이트를 오픈하는 등 자체적으로 생성형 시대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은 현재 KB-GPT 기술력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활용 범위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금융권판 생성형 AI라고 할 수 있는 AI 금융 비서에도 꾸준히 투자해 왔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3월 여의도에 있는 KB국민은행 AI 체험존에서 ‘AI 금융 비서’를 처음 공개했다. 당시에는 100여 개의 대화 시나리오에 기반해 일부 금융 상품 소개와 단순 상담만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금융 비서에 은행권 최초로 개발한 ‘KB-STA’를 적용해 고객의 말과 의도 이해에도 정확도를 높였다. KB-STA는 KB국민은행이 자체 개발한 기술로 텍스트 데이터에 기반해 최신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자연어 처리 엔진이다. KB-STA를 통해 AI 금융 비서는 고객이 원하는 의도를 98% 이상의 수준으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AI 금융 비서 서비스를 키오스크 형태가 아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초개인화된 서비스로 발전시켜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하나은행도 자체적으로 금융에 특화된 버티컬 LLM을 개발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내에서 정보기술(IT)을 담당하는 하나금융융합기술원 등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자체적인 AI 개발 조직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룹 내 AI 전문 연구 기관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 협업해 은행 내 서비스 개선과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AI 적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AI 개발 영역은 손님의 행동 정보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마케팅 AI, 대안 신용 평가 등 AI를 활용한 리스크 관리 모형, 손님 투자·자산 관리를 지원하는 퀀트 AI 등이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생성형 AI의 활용 방안도 활발히 탐색 중이다.

 

내부 서비스엔 사용 가능성 높아

우리금융그룹은 7월 11일 그룹 IT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은행·우리카드 등이 직접 IT 서비스를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그간 전산 통합 관리로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그룹 IT 서비스 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FIS)에 위탁해 왔다. 하지만 최근 경영 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은행과 카드사가 주요 IT 개발·운영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체제로 전환해 시장 요구에 속도감 있게 대응한다. 디지털 서비스 개발 기간 단축, AI·클라우드 분야 신기술 전문가 영입, 직접 개발 비율 확대 등 IT 역량 강화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그룹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그룹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IT 안전성을 모니터링하는 별도의 조직도 구성한다. 또 우리은행은 초거대 AI에도 투자하고 있다.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대화, 폭넓은 금융 상담이 가능한 AI 뱅커를 선보이고 초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한다.

 

신한은행은 최근 생성형 AI의 금융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한 전담 TF를 구성했다. 이번 TF는 AI 데이터 관련 업무를 주도해 온 디지털 혁신단이 주축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TF는 챗GPT를 기반으로 신한은행 대출 상품 153개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PoC)을 진행했다.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에 대해 적합한 대출 상품을 추천하고 우대 금리와 상품 간 비교 정보를 제시한다.

 

오픈AI가 불을 지핀 생성형 AI 시장은 이제 각 분야의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글이 만든 보안에 특화된 LLM ‘Sec-PaLM’과 의학 분야에 특화된 ‘Med-PaLM 2’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이 개발 중인 생성형 AI 역시 ‘금융권 맞춤형’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자체에서도 어떻게 하면 AI를 금융 산업과 시너지를 내는 방안으로 활용할지에 관심이 많다. KB금융지주는 7월 21일 세계 AI 4대 석학으로 불리는 앤드루 응 박사를 초청해 AI 관련 특별 강연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앤드루 응 박사는 “금융 산업은 풍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앞으로 AI 분야에서 리더가 될 것”이라며 “AI를 통해 금융 산업은 유통 산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볼 수 있고 LLM 등을 활용해 더 많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금융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우선 은행권은 생성형 AI가 은행 내부 업무에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내부 규정과 상품 등을 학습해 고객을 상담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직원 전용 챗봇이 개발될 것으로 보이고 이를 통한 고객 맞춤형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 추천이나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가상 비서 등 챗봇, 자금 세탁 방지, 내부 감사 등 금융회사 내부 업무에서의 AI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AI가 도입된다면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대고객 서비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금융 산업의 디지털 역량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중 은행들의 생성형 AI 개발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기존 디지털 전담 조직을 활용해 생성형 AI를 전담하는 TF 등을 꾸리고 금융에 적합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네이버·LG·KT 등 한국 기업들이 하반기 발전된 생성형 AI를 공개하는 것과 비교할 때 속도 부분에서는 많이 뒤처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가 선을 보이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금융권의 생성형 AI 도입은 보다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업에서 우선 도입할 수 있는 생성형 AI의 활용은 규격화된 내부 업무의 자동화라고 지적했다. 또 AI와 챗봇 등 대고객 서비스의 도입은 정보 신뢰성 문제가 해결된 이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사례는 해외에서도 엿볼 수 있다. JP모간·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 등 해외 금융회사들은 가상 비서 등 챗봇, 자금 세탁 방지, 내부 감사 등 업무에서 AI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만 정보 신뢰성 문제와 규제 미비 등으로 생성형 AI의 사용은 아직까지 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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