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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당초 기대보다 낮을 듯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공모가가 주당 47∼51달러 수준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이에 따른 기업가치는 500억∼540억달러(약 65조9000억∼71조3000억원)로 추산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기업가치는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로부터 ARM 지분 25%를 매입할 당시 추산한 기업가치 평가액(640억달러)보다 낮은 수준으로, 이번 상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6년 손 회장이 ARM을 인수할 당시 인수가격은 320억달러(약 42조원)였다. 당시 손 최고경영자(CEO)는 ARM 인수가 수십 년 동안의 기술 투자 끝에 나온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기뻐하면서 "5년 안에 5배 성장"을 자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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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치 하락은 ARM의 일부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 전망에 따른 것이다. ARM은 지난해 매출 중 거의 4분의 1을 중국 시장에서 올렸는데,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ARM이 지난 6월까지 1년간 올린 매출은 27억달러(3조5000억원)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ARM은 2016년 이래 매출 증가율이 65%로, 같은 기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52% 증가한 것과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업계 강자들에는 훨씬 뒤처진 수준이다. 이익도 매출의 20%(최근 회계연도 기준)로, 소프트뱅크의 인수 직전 해(34%)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ARM은 이미 많은 주요 고객을 IPO 투자자로 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AMD, 인텔, 케이던스 디자인, 시놉시스 등이 있다. 이들 업체는 ARM의 반도체 설계를 필수 자원으로 여기는 만큼 ARM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확대하고 경쟁업체가 우위를 점하지 못하도록 투자자로 참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ARM은 PC의 중앙처리장치(CPU)와 스마트폰의 앱 프로세서(AP)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설계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아마존, 알파벳, 퀄컴, AMD 등 260개 기업이 ARM 칩을 사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을 인수한 뒤 2020년 엔비디아에 ARM을 최대 400억달러에 매각하려 했으나 각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무산되자 매각 대신 미국 증시에 상장시켜 자금을 회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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