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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보다 현재 성과 챙겨라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옮기며 신성장위 해산
지난 5월 축소했던 미래혁신추진단…이길한 퇴임해 해산
“본업 경쟁력, 기존 사업 간 시너지 강화가 중요”
신세계 비상경영... 올 상반기 영업익 1248억, 전년比 27%↓

신세계그룹이 2024년 정기 임원인사로 미래혁신추진단과 신성장추진위를 해산했다. 각 조직의 수장이나 구성원들이 자리를 옮기거나 조직을 떠나면서 공석이 됐지만, 이를 보임하지 않으면서 공중분해된 것이다.

 

특히, 중장기 성장성 확보라는 과제를 담당하던 미래혁신추진단의 경우 신성장추진위와 달리 해당 업무를 이어갈 조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에서 ‘시너지 강화·성과 총력 체제 구축’ 등을 강조했는데, 신성장동력 확보보다는 경영 환경 돌파에 주력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20일 진행된 ‘2024 정기임원 인사’에서 미래혁신추진단 대표와 임원, 신성장추진위 대표가 공석이 되면서 해당 조직들을 해산했다. 미래혁신추진단이 지난 1월, 신성장추진위원회가 지난 5월 신설된 조직인 점을 고려하면 각각 8개월, 4개월 만에 사라지게됐다.

 

미래혁신추진단은 중장기 성장성 확보에 필요성을 느낀 신세계가 기존 사업과는 별개의 사업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었다. 이번 인사에서 퇴임한 이길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센트럴시티·까사미아 등에서 3명의 상무급 인사가 투입돼 만들어졌다.

 

하지만, 설립 이후 특별한 결과물을 내지는 못했고 지난 5월에는 미래혁신추진단에 발령됐던 김현진 상무가 백화점 기획 담당으로, 허제 상무가 신세계 갤러리 담당으로 이동하면서 한 차례 규모가 축소되기도 했다. 남아있던 박승석 상무도 이번 인사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 전략기획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성장추진위도 조직의 수장이던 이석구 대표가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라지게 됐다. 신성장추진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사업부문 대표에 있던 이 대표가 백화점으로 옮기면서 만들어진 조직으로, 백화점 공간 혁신 전략과 신사업을 담당했다.

 

신세계는 신성장추진위 신설에 발맞춰 기획관리본부 산하에 뉴비즈(NewBiz) 담당과 상품본부산하에 아트앤스페이스 담당을 신설했다. 이 대표는 신성장추진위 대표로서 이들 부서의 보고를 받으면서 신세계 강남점 재단장과 광주신세계 등 신규 프로젝트에 많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조직 모두 사라지게 됐지만, 미래혁신추진단과 달리 신성장추진위는 유관 조직인 뉴비즈 담당과 아트앤스페이스 담당이 해당 업무를 지속하게 됐다. 신세계 강남점 재단장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 광주신세계를 비롯해 백화점 공간 혁신에 대한 과제는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성장추진위는 이석구 대표가 자리를 옮기면서 사라지는 것일 뿐 공간 혁신과 관련한 업무는 기존 사업 담당에서 지속해 수행한다”며 “미래혁신추진단의 역할을 어떤 조직이 맡을 지는 고민 중에 있다”고 했다.

 

그는 “유통업계가 발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본업에 대한 경쟁력과 기존 사업 시너지 강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실적 추이

백화점 본업과 유관한 업무는 연속성을 갖고 가는 반면 기존 사업과 거리가 있는 업무는 속도를 늦추게 된 셈이다. 악화한 경영 환경 돌파에 주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지난해까지 백화점 업종이 호황을 이루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올해 들어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실적이 꺾이고 있다.

 

신세계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2020년 1조4598억원에서 2021년 1조6716억원으로 32% 늘었고, 지난해에는 1조8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68억원에서 3480억원으로 175%나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141억원에서 2476억원으로 16%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매출 성장세도 둔화했고 영업이익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93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1248억원으로 같은 기간 27%가량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321억원으로 12% 감소했다.

 

결국 실적 악화 상황에서 비핵심 조직과 업무를 축소한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핵심은 결국 실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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