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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 새 시장 형성 기대감…“투자자 원하면 뛰어들어야”
당국 정해진 뚜렷한 방침 없어…‘시기상조’

비트코인 ETF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한국에서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아직 비트코인 관련 ETF 출시와 관련하여 정해진 뚜렷한 방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국내에서도 기대가 커졌지만, 한국에서의 관련 상품 출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ETF 같은 디지털 자산은 출시를 하려면 금융위원회의 방침이 우선 정해져야 한다. 그러나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비트코인 ETF와 관련해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언제 국내에서 출시가 가능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의 법적 성격이 아직 불명확하고 가격이 가상자산거래소마다 다르기 때문에, 관련 상품 출시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 역시 “아직 비트코인은 투자자 보호에 대한 내용만 있고 법적 성격에 대해서는 자산인지 아닌지조차 정해지지 않아 기초자산으로 삼기가 어렵다”며 “가상자산거래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만큼 어떤 가격을 적용해야 하는지 혼돈이 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선 무엇보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날지가 선결적 문제다. 당국 관계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동안 시세 조작 가능성 등을 이유로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방향이 바뀌어 유의 깊게 보고 있다”며 “이후에야 국내에서도 ETF 출시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비트코인 ETF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비트코인 관련 ETF 상장을 준비해본 경험이 있는 국내 자산운용사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법인 자회사 글로벌엑스는 지난 8월 미국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고, 그보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자산운용은 홍콩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운용사들이 당국의 허가만 있다면 비트코인 관련 ETF를 내고 싶어 한다”며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있다면 운용사는 시장이 있다고 보고 뛰어들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물론 디지털자산을 금융투자상품으로 만드는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하다. 우선 ETF의 경우 기초자산이 독립된 수탁 은행에 보관돼 있어, 주식과 달리 운용사가 파산해도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 그런데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자산은 중앙화 거래소(CEX)에서 거래가 이뤄져도 거래소 내부 장부에서 이뤄지는 거래일뿐 수탁 은행의 역할을 할 곳이 없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도 문제다. ETF는 원활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유동성공급자(LP)들이 매수·매도 호가를 조성해야 한다. ETF 호가를 제출한 LP 입장에서는 매도 포지션을 확보하는 헤지(위험 분산) 거래를 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24시간 강한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LP들로서는 여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변동성이 크다 보니 분명히 쉬운 상품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금이나 채권도 대부분 장외에서 거래되고, S&P500 선물은 23시간 거래되지 않나. 제약 요건을 풀려고 하면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비트코인에 대한 성격 규정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단순히 하나의 ETF 승인하느냐, 승인하지 않느냐에서 그치는 아니라 비트코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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