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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 사고 파는 GPT 스토어 출시, AI 생태계 경쟁 가속화로

 

1월 17일 드디어 오픈AI의 ‘GPT스토어’가 출시됐다. GPT스토어는 지난해 11월 오픈AI의 최초 개발자 콘퍼런스(DevDay)에서 처음 발표됐지만 오픈AI 대표 샘 올트먼의 해고와 복직으로 인해 출시가 2024년 초로 연기됐다.

 

당시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GPT4보다 한층 성능이 향상된 GPT4 터보, 맞춤형 AI 챗봇을 개발하기 위한 GPTs, 개발자들에게 효율적인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어시스턴트 API(Assistants API), 텍스트에서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Text-to-Speech) 모델 등이 소개됐다. 여기에 GPT스토어까지 출시되면서 AI 챗봇을 위한 AI 생태계가 완성되고 있다.

맞춤형 AI 챗봇을 위한 GPT스토어

이번에 출시된 GPT스토어는 오픈AI가 출시한 생성형 AI 챗봇(GPT)을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Marketplace)이자 각 영역에 특화된 챗봇을 모아 놓은 맞춤형 GPT스토어(Custom GPT Store)다. 

 

사용자들은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양한 앱을 사고팔 수 있는 것처럼 GPT스토어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챗봇을 검색해서 사고팔 수 있다. 차이점은 운영체제(OS)별로 별도의 앱을 개발하기보다는 스토어 안에서 맞춤형 챗봇을 개발하고 구매 및 판매가 한꺼번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메인 화면 좌측 상단 익스플로러(Explore) 메뉴를 클릭하면 맞춤형 챗봇을 사용할 수 있는 화면으로 이동해 사용하면 된다. 새로운 챗봇을 찾기 위해서는 검색 기능을 이용해서 원하는 챗봇을 찾을 수 있다. 특히 GPT스토어에서 인기 있는 챗봇은 커뮤니티 리더보드에 표시된다. 현재 주요 카테고리는 톱픽(Top Picks), 달리(DALL·E), 글쓰기, 생산성, 연구 및 분석, 프로그래밍, 교육, 라이프스타일 등 8가지가 있다.

 

맞춤형 챗봇들은 GPTs를 통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GPTs란 챗GPT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특정 목적을 위해 자신만의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도구이다. 오픈AI는 GPTs를 “누구나 일상 생활, 특정 작업, 직장 또는 집에서 도움이 되는 맞춤형 버전의 챗GPT를 만들고 해당 창작물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드게임의 규칙을 배우거나, 자녀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거나, 스티커를 디자인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미 오픈AI는 지난해 3월 챗GPT 플러그인과 플러그인 스토어 출시를 통해 누구나 챗GPT의 기능을 확장해 외부 정보와 서비스를 불러와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대표적인 예가 챗GPT 플러그인에 입점한 호텔 및 항공 예약 서비스 익스피디아이다. 현재 챗GPT와 연결돼 만들어진 플러그인(Plug-in)의 수는 100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 발표된 GPT 빌더(Builder)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들이 만든 챗봇은 300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아쉬운 것은 유료구독자만 GPT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챗GPT 플러스 구독자와 기업용 사용자인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플랜 사용자, 그리고 약 150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새로운 엔터프라이즈 버전 ‘챗GPT팀’이 그 대상이다. 따라서 GPT스토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개인용 유료버전 구독료 20달러(약 2만6500원)를 내야 한다.

GPT스토어의 의미

이번 GPT스토어의 출시는 사용자나 개발자 혁신 관점에서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선, 이용자 접근성 향상이다. GPT스토어 전에는 AI 솔루션의 개발과 배포는 대규모 프로그래밍 지식과 자원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했다. 또한 GPT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웹 주소를 복사하고 붙여 넣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 누구든지 자신만의 챗봇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 특별한 코딩 기술 없이도 단순히 채팅하듯이 원하는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자신만의 맞춤형 챗봇을 만들어 내다 팔 수 있다. 이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쉬운 접근성으로 AI 민주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두 번째는 차별화된 수익모델이다. GPT스토어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에게 자신이 만든 창작물에 대해 정당한 수익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는 이미 창작자 경제(Creator Economy)라는 시스템을 통해 검증되고 있는 모델이다. 

 

이러한 수익모델에 대해 오픈AI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다만 올해 1분기부터 사용자 참여도에 따라 수익을 나누어 갖는 GPT 빌더 수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첫 수혜자는 미국 건설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이는 수익배분 방식이 애플의 앱스토어가 수익의 30%를 가지고 가는 모델이 아니라 GPT스토어라는 플랫폼 안에서 사용자의 사용량이 증가해 수익이 나면 이를 개발자와 플랫폼이 나누어 갖는 방식으로 보인다. 이는 게임 출시 이후 이용자들의 이용량에 비례해 수익을 배분받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패스 방식과 유사하다. 

 

마지막으로 AI 생태계의 본격적인 개화 가능성이다. 이번 GPT스토어의 출시는 2008년 출시된 애플의 앱스토어를 연상시킨다. 애플의 앱스토어 출시 이후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은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앱을 판매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 생태계는 본격적인 개화를 시작했으며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바 있다. 

 

전문가들도 이번 오픈AI의 GPT스토어를 스마트폰 생태계를 개화시켰던 애플의 앱스토어와 견주며 GPT스토어가 AI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 보고서는 최근 GPT스토어를 새로운 애플의 앱스토어로 지칭하며 AI가 ‘아이폰 순간’을 맞이하면서 모든 것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GPT스토어의 출시가 1990년대 인터넷, 2000년대 검색, 2010년대 아이폰 등장에 이은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PT스토어가 촉발하는 AI 생태계 경쟁

그렇다면 이러한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누가 최종 승자가 될까. 현재로서는 기반 모델(LLM)에서 서비스(챗GPT), 제작도구(GPTs), 거래 플랫폼(GPT스토어)까지 생성형 AI 전체 생태계의 가치사슬을 모두 구비한 오픈AI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챗GPT 등장 이후 구글이나 메타 등 거대 빅테크 기업들이 챗GPT보다 성능이 우수한 자체 LLM을 개발하고 있고, 이미 스토어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AI 생태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경쟁구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아직은 경쟁력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기존 기반 모델인 LLM을 특수 목적을 위해 특정 데이터를 넣어 추가적인 학습을 시킨(fine-tuning) 맞춤형 소형LLM(sLLM)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챗봇 시장은 맞춤형 챗봇을 쉽게 만들고 유통할 있는 환경이 도래함에 따라 이들 챗봇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과거 생태계에서는 앱을 개발하기 위해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던 프로그램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이나 판매를 위한 엄격한 인증이 적어도 현재의 GPT스토어에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곳에서 모든 것이 가능한 GPT스토어 같은 거대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중소 챗봇 개발 업체들의 입지는 좁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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