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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차익 실현 쏟아지며 ‘횡보세’
ETF 다음 타자 기대에 이더리움 ‘급등’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디지털자산 시가총액 1·2위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요동쳤다. 기관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국내 거래소 기준 6300만원을 돌파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현물 ETF 승인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비트코인보다 더 큰 상승폭을 보였다.

 

문제는 ‘지금 사도 될까’다. ETF 승인 호재와 무수히 쏟아지는 장밋빛 전망만 믿고 무작정 투자에 나서는 것은 리스크가 적잖다. 비트코인의 경우 ETF 승인 직후 가격이 치솟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15%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 ETF 승인 외에도 가격을 결정짓는 다양한 요소를 종합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장이 요동쳤다. 사진은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미국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장이 요동쳤다. 사진은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비트코인 투자 키워드

 

GBTC, 반감기, 금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4년 비트코인 가격 향방을 결정할 요소는 크게 3가지다. ETF 수급, 반감기, 마지막으로 금리다. 먼저, 비트코인 수요와 공급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시장에 있는 비트코인 물량을 얼마나 더 사들일지다. 비트코인 ETF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산운용사가 운용액과 맞먹는 비트코인 기초자산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시장에서 ETF 수요가 늘어날수록 운용사가 매입해야 하는 비트코인 물량도 커진다. 그 과정에서 가격도 자연스럽게 오른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ETF 승인 이후 “1억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여러 낙관론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운용사가 사들인 비트코인보다 매도한 물량이 더 많기 때문이다. 중심에는 글로벌 디지털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그간 판매하던 비트코인 투자 신탁 상품 ‘GBTC’가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기 힘든 기관 투자자에 돈을 받아 비트코인을 대신 사들인 후 증권 형태로 GBTC를 판매해왔다. 이번 ETF 승인 결정으로 해당 신탁 상품은 모두 현물 ETF로 전환됐다.

 

문제는 그동안 GBTC에 10%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있었다는 점이다. ETF 승인 여부가 불확실한 탓에 GBTC는 기존 비트코인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돼왔다. 이번 ‘승인 결정’만으로 가격이 10% 이상 오르면서 기존 GBTC 보유자는 다른 투자자보다 더 많은 수익을 챙기게 됐다. 차익 실현 수요가 크게 늘면서 결국 시장에 비트코인이 대거 풀려나왔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ETF 승인 후 2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이 GBTC에서 코인 거래소로 풀려나왔다. 규모는 약 12억달러, 한화로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앞으로 비트코인 ETF가 얼마나 많은 비트코인을 흡수하느냐에 따라 가격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있으나 여러 비트코인 ETF가 시장에서 착실히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록은 1월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1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시장에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공급보다는 수요가 많아져 결국 가격이 오르지 않겠냐는 예측이 우세하다.

 

두 번째 키워드는 ‘반감기’다. 올해 4월 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반감기가 예정돼 있다. 비트코인은 채굴량이 2100만개로 한정돼 있는 코인이다. 약 4년에 한 번 채굴량이 절반씩 감소하도록 설계됐다. 반감기 때마다 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공급이 줄면서 희소성이 커지고, 채굴 비용이 오르면서 덩달아 가격도 상승하는 논리다.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사안은 ‘미국 금리’다. 금리는 자금 조달 비용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증권, 부동산, 코인 같은 투자 시장에 더 많은 자본이 유입될 여지가 커진다. 이는 곧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말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데는 미국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2023년 7월부터 미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5차례 이상 동결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다만 미 연준은 연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계속해서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기대와 달리 금리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이는 비트코인 가격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같은 다른 자산 대비 현금화가 쉽다는 측면에서 충격은 더 클 수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흐름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흐름

이더리움 투자 키워드

 

ETF, 증권성, 업그레이드

 

이번 ETF 승인 소식에 비트코인보다 더 주목받은 건 오히려 이더리움이었다. ETF 승인 기대감이 커졌던 2023년 12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최근 한 달간 가격 상승률이 15%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3%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더리움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역시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다. 비트코인 다음 타자가 이더리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리 사놓자’는 심리가 커졌다. 승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비트코인과 유사한 경로를 밟아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건 ‘선물 ETF’다. 그동안 SEC는 사기·조작 등 불공정거래 우려가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미뤄왔다. 하지만 비트코인 선물의 존재가 그 논리를 깨뜨렸다. 비트코인 선물은 2017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상장 이후 별 문제없이 거래돼왔고 2021년에는 ETF 상장에도 성공했다. 운용사들이 “CME 감시하에 불공정거래를 철저히 방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웠고 SEC도 결국 뜻을 굽혔다. 같은 논리는 이더리움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더리움 선물이 CME에서 이미 거래되고 있고 선물 ETF도 지난해 10월 상장했기 때문이다.

 

둘째, ‘증권성 여부’가 불명확하다는 점은 변수다. 상품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증권’으로 보는 시선이 강하다. 상품은 금, 원유, 곡물 등 발행사가 별도로 없는 투자 자산을 일컫는다. 공급과 수요로 가격이 결정되고 투자에 따른 이자나 배당 등 보상도 없다. 이더리움은 다르다. 발행사가 분명한 데다 투자 보상 기대감도 있다. 만약 이더리움이 상품 아닌 증권으로 판단될 경우 현물 ETF 승인까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업그레이드’다. 이더리움은 발행 재단 주도하에,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을 향상시키는 ‘업그레이드’를 주기적으로 진행한다. 거래 속도 향상, 수수료 절감, 향후 업그레이드 안정성 제고 등이 목적이다. 지난 1월 17일에도 이더리움 성능을 향상하고 생태계를 확장하는 ‘덴쿤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완연한 호재지만 당장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업그레이드가 예정된 시간보다 4시간 가까이 늦게 완료되면서 단기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이 단기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덴쿤 업그레이드는 시장이 고대하던 확장성 개선이 중심이 되는 업그레이드라며이더리움 생태계 확장성 개선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단기 강세를 기대할 있다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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