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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선 '내부 출신' 가능성에 더 무게
'철강 회귀vs배터리 강화' 방향성도 영향
'호화출장' 수사 따라 총수 공백 길어질수도

포스코 차기 CEO
권영수·김동섭·김지용·전중선·장인화·우유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포스코그룹 제공

포스코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 후보명단이 공개된 가운데, 재계 안팎에서는 포스코그룹 출신인 '포스코맨'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보로 뽑힌 6명이 장점도 있지만 단점이 뚜력해 압도적인 유력 후보를 쉽게 점치기는 어렵다는 게 포스코 내·외부의 전반적인 평가다. 다만 확실한 것은 차기 회장 최종 후보가 누구로 낙점될지에 따라 향후 포스코그룹의 사업 방향성이 철강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는 쪽으로 갈 지,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강화에 중점을 둘 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에 속한 사외이사들의 '호화 해외 출장'의 경찰 수사도 아직 진행중이어서, 수사 결과에 따라 포스코그룹이 정기주주총회 이후에도 리더십 공백 상태로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권영수(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현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현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사장), 우유철(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으로 구성된 'CEO 파이널리스트'를 공개했다.

그동안 하마평에 이름을 꾸준히 올랐던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LG그룹에 44년간 있으면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을 거친 'LG맨'이다. 여기에 포스코그룹이 최근 차기 먹거리로 낙점한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전문가라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외부 경쟁사 출신이라는 핸디캡이 큰데다 철강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또한 권력층과의 연루설은 강점이자 '낙하산 인사'라는 약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의 경우 외부 인사지만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거론된다. 현대중공업, 현대우주항공,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제철 등을 거친 '현대맨'이라는 점과, 은퇴한 지 오래돼 현장 감각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인물이었지만 이번 파이널리스트에 깜짝 등장했다. 포스고코그룹 내에서도 김 사장이 포함됐을 때 가장 의외의 인물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석유공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등 리더십을 보였지만 포스코의 사업영역에 대한 경험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문재인 정권 당시 석유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내부에서 차기 회장을 뽑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아무래도 내부 출신 인사가 그룹을 안정화시키는데 더 적임자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거론된 후보 중에는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과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유력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장 전 사장의 경우 지난 2018년 회장을 뽑을 때 현 최정우 회장과 '최종 2인'까지 경쟁한 적이 있는 만큼, 후보들 가운데 조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포스코건설기반 기술연구팀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상무,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포스코 사내이사 부사장·철강생산본부장,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과 철강부문장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친 현장 전문가로, 2021년 2월에 은퇴했다. 

장 전 사장이 경영에 복귀할 경우 현 최 회장 체제의 경영진과 신·구 세대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역시 경영전략과 재무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포스코맨'이다. 최 회장을 위협할 차기 리더로 주목을 받아 최 회장의 견제로 포스코를 떠났지만, 포스코 그룹 내에선는 조직의 현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신사업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경쟁 후보 대비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원장은 작년 12월 포스코그룹의 인사에서 유일하게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다. 그룹 내에서는 연구원이자 엔지니어 출신 현장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측근이라는 점과 최근 경찰 조사가 진행중인 해외 호화출장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일각에서는 '사외이사 호화출장'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회장 선임 절차가 원점 재검토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파이널 리스트가 추려지는 과정에서 막판까지 진통이 이어진데다 해외 출장과 관련된 후보를 추천할 사외이사들의 신뢰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후추위의 정당성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원점 재검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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