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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대장주, 안전자산….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그래서 애플은 뉴욕 증시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기업 가운데 최초로 시가총액이 3조 달러(약 3580조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애플 주식의 등락은 뉴욕 증시 전체를 흔들 만큼 영향력이 크다.

 

그러나 최근 애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연초부터 각종 악재가 이어지며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새해 첫날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주말이 지나고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낮췄다. 결국 11일(현지시간) 애플을 바짝 뒤쫓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왕좌를 내줬다. IT 산업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애플, 쇠퇴의 조짐?

애플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29일)에 192.53달러로 장을 마감했지만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3.58% 하락한 185.64달러로 내려앉았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장 마감 기준)가 이어졌다. 지난 3일에는 184.25달러, 4일에는 181.98달러까지 하락했다. 5일에는 181.18달러를 기록하며 아쉬운 첫 주를 보냈다. 주말이 지난 8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2.42% 상승한 185.56달러에 장을 마감했지만 9일 다시 소폭 하락해 185.14달러가 됐다.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다. 애플 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지속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26일 166.89달러였던 주가는 11월 13일 184.80달러까지 올랐고, 12월 13일에는 197.96달러까지 오르며 200달러 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다양한 악재를 반영한 결과다. △애플 최대 협력업체 폭스콘의 매출 감소 전망 △아이폰15 시리즈 판매 부진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독점 조사 등이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애플의 세계 최대 아이폰 공급사이자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의 실적 영향이다. 5일(현지 시간) 폭스콘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5.4% 감소한 595억 달러(78조3615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12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89% 급감한 148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폭스콘은 실적 부진에 대해 “스마트가전 시장의 수요 둔화로 판매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폭스콘의 스마트가전 부문에는 스마트폰 실적이 포함된다.

 

올해 1분기 전망도 부정적이다. 애플은 “2024년 1분기는 점차 전통적인 비수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팬데믹 이후 비슷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출하량 증가가 예상되지만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폭스콘의 매출은 애플의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만큼 아이폰15 시리즈의 판매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하는 등 다양한 요인으로 아이폰15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출시 직후부터 이어지는 내구성 논란이 아이폰15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부진한 영향도 컸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20%에 달한다.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IT 전문 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아이폰15 시리즈가 중국에서 부진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의 외국 제조사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화웨이의 메이트 60 시리즈에 대한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해지면서 애플이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아이폰15 시리즈 일반 라인의 흥행 실패를 예고했다. 궈밍치는 당시 아이폰15(기본)와 아이폰15 플러스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며 가격을 인하하거나 부품 주문량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이달 말 또는 2월 초에 4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2월 2일에 실적을 발표했다. CNBC에 따르면 영국 최대 은행인 바클레이스의 분석가들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애플이 아이폰 라인업과 매출 면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를 상쇄할 맥, 아이패드, 웨어러블 기기 등의 반등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중국에서 아이폰15 시리즈가 부진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규제당국의 반독점 조사까지 덮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애플에 대대적인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법무부는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제권을 남용해 경쟁업체를 어렵게 만들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법무부는 애플 워치가 다른 웨어러블 기기에 비해 아이폰에서 더 작동이 잘되는 점, 애플이 아이메시지 서비스에서 경쟁업체를 차단한 점, 애플 페이 외에 다른 결제 서비스는 사용하지 못하는 점, 애플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시리에 대한 외부업체 활용 금지 등을 문제로 지목하고 있다. 

 

포춘은 “애플이 2024년을 힘들게 시작하고 있다”며 “애플이 올해 주식시장 개장 이틀 만에 5% 가까이 하락했다. 잠깐의 고통일지 애플 쇠퇴의 조짐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MS, 애플 제치고 왕좌 차지했다

애플의 약세와 동시에 주목받는 회사가 있다. 최근 시가총액 세계 1위로 올라선 마이크로소프트(MS)다. 애플의 시가총액이 1월 2일 2조8870억 달러에서 5일 2조8200억 달러까지 내려앉으면서 MS의 시가총액(2조7300억 달러)과 격차가 좁혀졌고, 지난 11일(현지시간) MS에 왕좌를 내주게 됐다. 

 

11일(현지시간) 오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주가 상승으로 뉴욕증시에서 장중 한 시총 2조8700억 달러(한화 약 3781조원)를 돌파했다. 반면 애플은 주가가 약 1% 하락하며 시총 1위 자리에서 잠시 내려왔다. 지난 2019년 2월 4일 이후 뉴욕 증시에선 애플과 MS가 번갈아 시총 1위 자리를 맡고 있다.

 

MS의 주가는 지난해 9월 26일 312.14달러에서 10월 24일 340.67달러로 올랐고 11월 22일에는 377.85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소폭 하락해 36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이는 나스닥 시장 전체의 하락 영향이다. 

 

MS의 강점은 단연 ‘AI’이다. MS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투자 금액은 130억 달러(17조원)에 달한다. MS가 보유한 오픈AI 지분은 49%다.

 

일각에서는 MS가 애플의 시총을 추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02억 달러(약 197조원)에서 오는 2030년 1조3452억 달러(약 1767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36.8%에 달한다. 

 

MS의 강점은 ‘속도’다. 지난해 초 생성형 AI 챗봇 서비스 ‘MS 코파일럿(Copilot)’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이용 기기를 모바일로 확장했다. 안드로이드 앱을 내놓은 지 4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신규 앱을 출시하며 빠르게 사용 기기를 확보하고 있다. 코파일럿은 기존 ‘빙챗’의 새 브랜드명으로, 문서 초안을 작성하거나 이미지 생성 등이 가능하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MS 애플이 시장 격차를 좁히고 있다 이유는 AI”라고 설명했다. 포춘은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시장을 매료시킨 것은 AI”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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