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EV 탑재…2028년 개발 목표
美·日 의존 탈피 공급망 안정화
제품·가격 경쟁력 동반상승 기대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수소전기차(FCEV) 등에 탑재할 수소연료전지 핵심 소재 '수전해 분리막(PEM)' 을 국산화한다. 그동안 미국·일본 등 해외 소재 기업에 의존한 분리막 기술을 독자 기술로 고도화해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고, 제품·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분리막 소재 기술을 확보한 국내 기업 2곳과 올해 3분기 수소연료전지용 수전해 분리막 개발에 착수한다. 국내 기술로 완성할 수전해 분리막은 2028년까지 개발을 완료, 최종 시험을 거쳐 차세대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양산차 등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수전해 분리막은 물을 용매로 사용한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소재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전해질과 함께 전지의 4대 구성 요소다. 수소연료전지 분리막은 전지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의 물리적 접촉을 분리해 단락 화재를 방지하고 이온이 교환하는 통로 역할을 담당한다. 물을 이용한 수전해 분리막을 활용하면 주행 거리를 늘리면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은 크게 줄일 수 있다.
앞서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차 '투싼 퓨얼셀'을 선보였고, 2018년 성능 개선과 대중화를 거친 첫 전용 모델 '넥쏘'를 출시해 지난해 누적 판매 3만대를 돌파했다.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대형 트럭과 버스를 양산하는 등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기술은 해외 의존도가 높았다. 현대차는 그동안 미국 고어, 일본 스미토모와 니또 등 해외 소재 기업이 공급한 수소연료전지 분리막을 사용했다. 이들은 현대차를 비롯해 토요타, 혼다 등과 협업하며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 분리막을 국산화하면 연간 수천억원 이상의 수입 대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세계 수소연료전지 분리막 시장 규모는 1조원대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를 미래 먹거리 한 축으로 보고 기술 내재화를 통한 수소 생태계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올 초 열린 CES2024에서 현대차는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현대차그룹 차원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달 16일에는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인수해 수소 리더십을 강화하고 수소 밸류체인 최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사업 인수 결정은 연구개발(R&D)은 현대차, 생산 현대모비스로 이원화됐던 사업 구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취지다.
현대차는 향후 수소연료전지 기술 내재화와 생산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소전기차는 물론 발전, 트램, 항만, 선박,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