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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물가를 비롯한 소비자물가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오른 물가가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밥상물가 상승세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 가운데 이상기후와 국제곡물가격·유가 변동 등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2021년부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빠르게 상승했다. 최근 3년 소비자물가지수(2020년=100)는 ▲2021년 102.5 ▲2022년 107.7 ▲2023년 111.6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지수가 2023년 111.6이라는 것은 2020년과 동일한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동일한 양만큼 소비한다고 가정할 때 예상되는 총 비용이 2020년에 비해 11.6% 증가했다는 뜻이다.

 

체감 물가는 이보다 더 높게 느껴진다. 장바구니 물가가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높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지만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상승률은 ▲2021년 5.9% ▲2022년 5.9% ▲2023년 5.5%로 3년 연속 5%대를 기록했다.

 

특히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은 배추, 시금치, 대파, 사과, 배 등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월27일 배추(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3828원으로 전년(3191원) 대비 20.0%, 평년(3429원) 대비 11.6% 올랐다. 평년은 5년간(해당년도 제외) 해당일에 대한 최곳값과 최솟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을 말한다.

 

시금치(100g)는 1000원대가 됐다. 지난달 27일 기준 1034원으로 전년(831원) 대비 24.4%, 평년(621원) 대비 66.5% 올랐다. 대파(1㎏)는 4322원으로 전년(3532원)보다 22.4%, 평년(2905원)보다 48.8% 비싸졌다.

 

과일 중에서는 '금사과' '금배'라는 말이 나왔다. 이날 사과는 10개 기준 2만9309원으로 전년(2만2788원) 대비 28.6%, 평년(2만4196월) 대비 21.1% 비싸졌다. 배 역시 10개 기준 4만1553원으로 전년(2만8791원)보다 44.3%, 평년(3만7501원)보다 10.8% 올랐다.

 

 

"기상 문제로 생산 줄어 비싸"… 유통 문제는?

농산물이 비싸진 이유를 찾아 국내 최대 농산물 도매시장을 찾았다. 소매가격이 비싼 품목들은 도매가격도 올랐다. 농산물 가격 상승에 대해 가락시장 상인들은 "물량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과일을 판매하는 60대 김모씨는 "물량 자체가 적게 들어오니까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채소를 판매하는 이모씨는 "원래도 겨울에는 채소가 비싼데 이번 겨울 한파에 폭설까지 겹쳐 채소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배추의 경우 2월24일 기준 가락시장 반입량이 전년 대비 53.0%, 평년 대비 63.2% 줄었다. 시금치는 전년 대비 14.0%, 평년 대비 27.3%, 사과 반입량은 전년보다 78.4% 평년보다 80.5% 감소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배추는 2월 말에 10일 가까이 비가 와서 수확에 차질이 생겨 출하량이 감소했다. 지난해 워낙 날씨가 좋아 출하가 많았고 이에 따른 기저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과와 배는 지난해 봄 개화기에 갑작스러운 추위로 꽃이 얼어 생산량 자체가 30%가량 줄었다"며 "사과나 배는 1년에 한 번 생산하기 때문에 햇과일이 출하되는 7~8월까지는 가격이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농산물 가격이 비싼 이유에 대해 '유통 마진'을 많이 남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농산물은 산지공판장, 지역농협, 산지유통인, 도매시장, 인터넷 직거래 등을 통해 팔린다. 이 과정에서 선별 및 운송 등을 거쳐 유통비용이 발생한다. 유통실태조사를 참고하면 사과의 경우 2022년 기준 농가에서 선별장까지 10㎏에 800~1000원의 운송비가 발생한다.

 

산지유통센터(APC)에서는 선별·포장작업비로 10㎏에 1500~2000원이 든다. 포장재단가는 10kg 골판지상자가 1500~2000원, 패드가 개당 100~130원이다. 10㎏ 상자 1개 포장 시 패드는 2~3개 사용된다. 이 밖에 비닐봉지, 끈, 인쇄비 등도 추가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사과의 유통비용은 직접비가 18.8%, 간접비가 5.0%로 이윤은 38.8%다. 출하단계에서 17.7%, 도매에서 15.8%, 소매에서 29.1%의 비용이 발생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유통단계를 더욱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온라인도매시장 출범 이후 거래 분석결과 유통비용 절감효과를 확인했다. 기존 도매시장 경유 대비 출하·도매 단계 비용이 9.9% 절감됐다"며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를 통해 농산물 유통의 효율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방위적 대책 강구하는 농식품부

정부는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량이 부족한 사과·배에 대한 수요를 분산하는 차원에서 소비자들이 대형유통업체에서 수입과일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대형유통업체의 수입과일 판매 수요 물량을 파악해 할당관세 도입물량을 배정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참외 등 대체과일이 본격 출하되는 5월 전까지 16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과·배를 중심으로 최대 40%의 할인을 지원한다. 2024년산 과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과수 생육관리 협의체를 구성해 냉해방지시설 설치 지원을 확대한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기상 영향으로 생산이 감소한 과일·시설채소 영향으로 농축산물 물가가 높은 상황이지만 노지채소와 축산물은 비교적 수급여건이 안정적인 상황이다"라며 "국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빠른 시일 내에 낮추기 위해 국내· 공급 확대, 할인지원 지속, 생육관리 강화 전방위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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