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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재건축 아파트 많아, 투자수요 줄었으나 전세는 상승세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 전경.

 

“집값만큼 재건축 분담금을 내야 한다.”

 

부동산 하락기를 맞은 재건축 시장이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사업성 문제로 한층 더 삐걱거리고 있다. 토지가격이 높아 그만큼 고분양가 책정이 가능한 서울 강남권과 달리 이 같은 문제에 취약한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는 타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진 분위기다.

 

준공 30년을 넘긴 재건축 아파트가 즐비한 서울 노원구, 도봉구 등이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노원구 소재 상계주공5단지는 전 가구가 전용면적 37㎡ 소형 타입으로 구성돼 조합원이 전용면적 84㎡ 타입 분양신청을 하면 분담금 5억원이 나온다는 예상이 나와 논란이 됐다. 이 아파트의 올해 3월 실거래가는 4억8000만원이다.

 

정부는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4월 10일 총선을 앞둔 데다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추진이 위축되면 결과적으로 도심에 부족한 주택공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3월 27일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2대 사업지원 방안’을 통해 재건축 사업의 허용 용적률 인센티브 범위를 높여 사업성을 보전해 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노원구 상계동이나 중계동 등 분양 수익이 낮아 조합원 부담이 큰 사업장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 성공의 관건인 분양시장은 빠른 회복이 어렵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반적인 집값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은 여전히 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은 최근 급락한 아파트 시세에 그대로 반영된 상태다.

 

아파트 거래량

4월 3일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등록된 올해 3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2만9509건이다. 전년 동기 3만6649건보다는 적다. 지난 2월 전국 아파트 매매 역시 3만794건을 기록하며 3만건을 겨우 넘겼다. 앞으로 한 달여간 3월에 계약한 건의 신고기간이 남아 앞으로 지난해와 전년 동기 수치를 넘길 가능성은 있다.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이미 주택시장이 침체를 겪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지난해보다 다소 높은 거래량이 반등 신호라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상승기였던 2020년과 2021년 3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7만9615건과 6만9827건이었다. 지금은 반토막이 난 셈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2296건으로 지난해 12월 1790건으로 바닥을 치고 소폭 회복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매매시세는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매수우위 시장이 이어지면서 매수인들이 저렴한 급매물 위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매·전세 시세

KB부동산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2월보다 0.16% 떨어졌다. 서울시 역시 0.15% 하락해 큰 차이가 없었다.

서울 자치구별 3월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각 자치구 중에선 소위 ‘영끌족’이 많이 매수했던 노·도·강, 금·관·구에 속한 지역의 하락폭이 컸다. 도봉구가 –0.50% 변동률을 기록해 가장 가파른 낙폭을 나타냈다. 그 뒤를 금천구가 –0.39%, 강북구가 –0.27%로 이었다. 노원구와 관악구 아파트도 0.23%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가격은 여전한 상승을 지속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는 0.18% 올랐고, 실거주 수요가 많은 서울은 0.52% 상승했다. 인천과 경기도 전세도 각각 0.52%, 0.25% 올랐다. 최근 주택공급이 많았던 부산과 대구에선 전세가격이 각각 0.13%, 0.35% 내렸다.

 

분양·입주

4월 3일 기준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3월 일반분양은 1만3439가구로 전월 1만3168가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3월에는 청약제도 개편 여파로 3주간 청약홈이 운영되지 않았고 4월 총선이 분양 홍보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아파트 공급 일정을 미룬 곳이 많았다. 이에 따라 총선 뒤에는 3월보다 많은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R114는 4월 일반분양 계획 물량을 2만4363가구로 집계했다.입주물량은 늘었다. 3월 전국 49개 단지에서 총 3만3403가구가 입주한 가운데 서울에선 1018가구가 집들이를 했다. 같은 수도권인 경기도와 인천은 이보다 많은 9248가구, 3717가구가 입주했으나 4월 물량은 이보다 급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전세가는 상승을 지속할 전망이다.

 

청약경쟁률·미분양

3월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2.84대 1을 기록했다. 1순위 경쟁률은 2.57대 1로 이보다 낮았다. 청약을 진행한 일반공급 1만1473가구 입주자 모집에 총 3만2638가구, 1순위 모집에는 2만9436명이 접수한 결과다. 1순위 경쟁률은 올해 1월 9.73대 1, 2월 8.45대 1에 이어 연속 하락하고 있다. 광역시인 대전과 울산에서도 0.32대 1과 0.09대 1로 분양 가구 수보다 청약신청 건이 적은 경쟁률이 나왔다.

 

이처럼 분양수요가 줄면서 미분양 가구 수는 늘고 있다. 국토부가 3월 29일 발표한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874호를 기록하며 전월 6만3755호보다 1000호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6만2489건에 이어 매월 비슷한 물량이 쌓이고 있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 역시 1만1867호로 전월 1만1306호 대비 4.4% 늘었다.

 

폐업 신고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등록된 3월 건설업 폐업신고 공고는 283건이었다. 1월 417건, 2월 298건에서 다시 한번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종합건설업체의 폐업신고 공고는 50건으로 1 41, 2 43 이후 증가세를 이어갔다. 건축, 토목 공사 전반을 수행하는 종합건설업체는 특정 업종을 다루는 전문공사업체에 비해 부도 폐업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3월에는 서울에서 15 종합건설업체가 폐업신고를 했다. 전문공사업 폐업신고는 2 255건에서 3 233건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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