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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물가상승 20%, 생활물가지수 7.4% 상승, 최저임금은 5% 인상
미국은 41년, 독일은 49년 만에 물가상승률 최고값
세계사적 사건이 될 이번 인플레이션

 

통계청이 2022년 7월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 상승했고,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오랫동안 저물가에 익숙했던 시민들은 당장 씀씀이를 줄이기 바쁘다. 물가상승은 금리인상을 부르고 코로나19 때 빚내어 자산 투자를 했던 사람들은 불어난 이자의 역습을 받는다. 모두가 크고 작은 고통을 겪으며 인플레이션 터널을 통과하는 중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출처: 통계청

이번 인플레이션은 여러 측면에서 세계사적 사건이 될 가능성이 큰데, 그 특징을 살펴보자.

 

1. 인플레이션의 강도이다.

한국 물가상승률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다른 국가들은 우리보다 더 심각하다. 미국과 독일의 5월 물가상승률은 각각 8.6%와 7.9%로 미국은 41년 만에, 독일은 49년 만에 최고값을 경신했다. 일본만이 예외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이 2.5%(5월)로 낮은 수준이지만, 이 역시 일본의 고질적인 디플레이션을 헤치고 물가가 서서히 상승하는 것으로 전환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수십 년 만에 강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다 보니 장년 이상을 제외한 인구 대부분에게 생전 처음 경험하는 현상이 되어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준다.

나라별 물가상승률

인플레이션은 현재 상태도 중요하지만 향후 예상(기대인플레이션)도 각 경제주체의 소비, 저축, 투자 등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 미시간대학이 장기에 걸쳐 미국인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상을 조사했는데, 향후 1년간 기대물가상승률이 5.4%(3월)에 이를 것이라 집계됐다. 이 역시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값이다. 우리는 이보다는 덜하지만 한국은행이 조사한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6월)로 10년 만의 최고치이다.

 

2. 예측 실패다.

장기에 걸쳐 인플레이션이 낮게 유지되다 보니 경계가 느슨해졌기 때문일까. 2021년 하반기 이후 인플레이션이 목전에 도래하고 본격화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많은 경제학자가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무시했다. 언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경제학자들에게 ‘어떻게 아무도 몰랐죠?’라고 질타했던 것을 인용하며, 경제학자들의 인플레이션 예측 실패를 비꼬았다.

 

2021년 미국 4분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년 전에 견줘 6.7% 상승했는데, 미국 국채시장에 반영된 전문 거래인들이 3월 예측한 상승률은 2.7%에 불과했다. 인플레이션의 또 다른 척도인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상승률도 실제로는 4.5%였는데, 그보다 몇 달 전 경제전문가들의 평균 전망은 2.3%였고 심지어 미국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의 최종 책임기관인 연방준비은행 의사결정자들의 예측도 2.2%에 불과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하버드대학의 경제학자 제이슨 퍼먼은 1월 미국 경제학회에서 이를 지적하며 ‘왜 아무도 인플레이션 도래를 보지 못하였는가’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반성을 촉구했다.

 

3. 정책 대응 문제와 연결.

빌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하버드대학의 래리 서머스는 ‘인플레이션은 이미 지속적인 문제가 됐으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모두 인플레이션 억제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뉴욕타임스>에서 ‘인플레이션은 팬데믹 발생과 극복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문제일 뿐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성급하게 나서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사실 서머스와 크루그먼은 최근 입장이 갈려 논쟁을 벌였지만 몇 년 전까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성급한 대응이 경기를 냉각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공유했다. 2015년 서머스는 ‘인플레이션의 눈동자가 보일 때만 금리를 올려라’라는 칼럼을 <파이낸셜타임스>에 발표했다. 칼럼 제목은 미국 독립전쟁 시기 벙커힐 전투에서 미국 사령관이 ‘적의 눈동자가 보일 정도로 가까이 오기 전까지는 쏘지 말고 총알을 아껴라’라고 한 명령에서 따왔다. 인플레이션이 멀리서 올 것처럼 보여도 섣부르게 금리를 올리지 말라는 취지로, 크루그먼 역시 비슷한 시기에 이 표현을 그대로 썼다.

 

재미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대책에 대한 과거의 전통은 이와 반대였다는 사실이다. 1955년 당시 미국 연준 의장 윌리엄 마틴은 월스트리트의 은행가들을 모아놓고 연설하면서 연준의 역할은 ‘파티가 흥청망청해지기 전에 술통을 치워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1970년대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이 문장은 ‘금리 인상은 너무 늦어서는 안 돼’라는 전 세계 중앙은행가들의 금과옥조가 됐다.

 

이후 장기에 걸쳐 낮은 인플레이션이, 심지어 일본의 디플레이션까지 지속되면서 ‘금리 인상, 너무 성급해서는 안 돼’라는 반론이 주류가 됐고, 지금 유례를 찾기 힘든 인플레이션이 다시 도래하면서 ‘너무 늦어서는 안 돼’라는 진영이 급속히 대세가 되고 있다. 논쟁에서 물러설 줄 모르는 크루그먼 역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예측이 잘못됐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과도한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이 경기침체를 야기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소득 하위 20%, 소득보다 지출 많은 적자

코로나19가 모든 계층에 타격을 주지 않은 것처럼 인플레이션의 고통도 평등하지 않다. 안정적 수입이 있는 사람은 지출을 줄이면서 고물가를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소득이 적은 사람은 마른 수건을 쥐어짜야 할 상황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는 월 소득(104만 3천 원)보다 월 소비지출(116만 원)이 더 많은 적자 살림을 살고 있다. 소비지출액의 44.4%(51만 5천 원)를 식비와 주거·수도·광열비에 썼다. 단순히 먹고 자는 데만 지출의 절반가량을 쓰는 것이다. 반면 소득 상위 20%는 월 소비지출(435만 4천 원)이 월 소득(1083만 3천 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식비와 주거·수도·광열비 비중도 월 소비지출의 24%(104만 5천 원) 수준이다. 고소득층은 여가 등 다른 품목에서 지출을 줄일 여유가 많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고금리

대다수가 힘들게 견디는 인플레이션 터널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기획재정부는 7월 5일 “세계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국제 에너지·곡물가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7%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경제고통지수’는 2022년 5월 기준 8.4로, 2001년 이후 5월 기준 가장 높다. 현대 경제연구원 쪽은 “코로나19 이후 서민 체감경기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실업률은 크게 변동하지 않는 지표인 점을 감안하면 물가상승으로 인해 경제고통지수는 당분간 최고치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통화·재정 당국은 당장의 고물가도 문제지만 기업·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물가상승률은 연 2%인데 6월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은 3.9%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가면 임금과 상품 가격에 기대치가 반영되고 다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2차 효과가 발생한다. 기대인플레이션을 꺾지 않으면 정부의 물가안정 수단도 무력해진다.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공산이 크다. 예금·대출 금리가 오르면 저축을 더 하고 대출을 갚으려 한다. 가계·기업의 투자와 소비가 줄면 경제가 둔화하고 물가도 떨어진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를 낮추기 위해 경기 둔화도 각오하는 모습이다.

 

물가잡기 VS 경기 회복세 유지

지금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하반기에는 7~8%대 물가 상승률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 차 역전 가능성도 사상 첫 빅스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렸을 경우 코로나 이후 회복세가 기대되는 경기에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선에서 이뤄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긴 어렵고 경제 상황과 환율,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참고 :

  1. 한겨레 21 경제: https://h21.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2274.html
  2. 한겨레 21 경제: https://h21.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2279.html
  3. YTN: https://www.youtube.com/watch?v=e3QApWgom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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