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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에 해외법인 대거 청산하더니
싱가포르 법인 필두로 해외 사업 재확대
외국인의 해외여행(글로벌바운드) 수요 노려
“매각 앞두고 기업가치 높이기 일환” 분석도

 

하나투어가 다시 해외로 날개를 편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해외 법인을 대거 청산했던 기조에서 다시 해외 법인 설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내국인의 해외여행(아웃바운드)이나 외국인의 국내여행(인바운드)만 하기엔 시장이 작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하나투어의 지분 27.7%를 가진 사모펀드 IMM PE는 지난 5월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투어 해외법인 청산 현황
하나투어 해외법인 청산 현황

1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 2022년 청산했던 싱가포르 법인을 청산 1년 만인 2023년에 재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내년 3월 안으로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해외 법인을 더 설립할 계획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신규 법인은 현지 여행업체와의 제휴 및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면서 “현지에서 새로운 상품과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는 지난 2020년부터 하나투어가 보여온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하나투어는 코로나 대유행 여파로 해외법인을 대거 정리했다. 2022년엔 이탈리아 로마, 호주 시드니, 싱가포르 캄보디아 법인을 청산했다. 일본 후쿠오카, 독일 에쉬본, 중국 장가계, 대만 타이페이도 법인 청산 대상이었다. 이는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생존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법인을 청산하면 현지 시설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하나투어는 다시 ‘글로벌 바운드’의 꿈을 꾸고 있다. 글로벌 바운드란 해외에 있는 관광객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 동남아 등으로 여행하는 것이다. 내국인의 해외여행과 외국인의 국내여행만 하기엔 시장이 작다는 판단에서다.

 

하나투어가 글로벌 바운드 여행사로 도약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창업주인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의 꿈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하나투어는 2005년부터 100% 출자 해외 법인을 만들었다. 당시 원화 기준 1억2000만원을 투자해 만든 싱가포르 법인이 시작이었다. 이전까지는 현지 회사와 합작투자에 나서는 방식이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당시 하나투어가 시도했던 사업의 방향이 맞았다는 뜻”이라면서 “IMM으로 주인이 바뀌었고 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겠지만 여행사로서 기업가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올바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나투어의 최대 주주는 IMM PE로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하나투어의 지분 16.68%를 보유하고 있다. IMM PE는 여기에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6.53%)과 권희석 부회장(4.48%)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해 지분 27.7%를 매각할 계획이다. IMM PE는 2020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289억원을 투입해 하나투어 지분 16.67%를 취득하고 최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신주발행가액은 5만5000원이었다.

 

하나투어 시가총액은 11 종가 기준 9000억원 수준으로, 지분 27.7% 순수 시장 가치는 270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 더해지면 매각가는 최소 3300억원대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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