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 2의 월급'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증시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매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월배당 ETF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금이라도 주목할만한 월배당 ETF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25년은 변화와 기회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변화가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고 지난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인공지능(AI) 테마가 어떻게 파생되고 가시화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하지만 주식 시장의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며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
2024년 미국 주식은 2023년에 이어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올해도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025년 미국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글로벌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인 1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AI 산업의 성장에 따른 정보기술(IT), 통신서비스 업종의 이익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리스크 요인은 인플레이션이다. 글로벌 주요국 전반에서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의 감세, 이민자 억제, 관세 부과 등의 정책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 물가 급등은 주식과 채권 간의 상관관계를 높이며 투자 성과를 저해할 수 있다는 2022년 금융 시장의 교훈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엔비디아, 애플 등 매그니피선트 7(M7)에 해당하는 빅테크 종목들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승의 55%를 견인하며 쏠림현상이 한층 심화됐다. 올해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정 섹터나 종목에 대한 지나친 쏠림 역시 경계해야 할 것이다.
오리무중 장세에 ‘월배당’ 매력 부각
2024년은 개인투자자의 투자 규모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고성장을 주도했다. 주식형 ETF로의 투자가 집중됐고 미국 주식과 월배당 ETF의 유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4년 11월 말 기준 월배당 ETF는 연초 대비 6조1700억 원이 순유입되며 전체 순매수 17조1000억의 36%를 차지했다.
불확실성과 다양한 변수들이 혼재된 투자 환경이 지속되면서 매월 안정적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월배당 ETF들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전통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 주목받는 상품은 인컴형 자산이다. 월배당 ETF는 주식의 배당금, 채권의 이자이익, 부동산 투자에 따른 임대수익, 옵션 프리미엄 등 분배 자원을 기반으로 분배금을 지급한다.
2024년은 특히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월배당 ETF 상품의 성장이 눈길을 끈다. 2024년 커버드콜 ETF 설정액은 287% 급증했으며 지난해 신규 상장한 ETF 174개 중 23개가 커버드콜 ETF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주식·채권)을 보유하고, 해당 자산의 콜옵션 매도를 통해 프리미엄을 수취해 주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배당 형태로 이를 분배한다.월배당과 고배당을 선호하는 투자자들 중심으로 배당을 통해 현금흐름을 확보하면서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을 일부 방어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연간 분배율 상위 15개 ETF 중 13개를 커버드콜 상품이 휩쓸었다.
커버드콜 전략을 포함한 월배당 ETF는 긍정적인 매크로 환경과 높은 밸류에이션이 상충되는 2025년에도 변동성 관리를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솔루션으로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시장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해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기초자산이 크게 상승할 경우 추가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고 하락 폭이 커지면 손실은 그대로 반영되는 단점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절세 계좌를 통한 월배당 ETF 투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및 개인형퇴직연금(IRP), 연금저축 등에 월배당 ETF를 활용하면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 ISA를 통해 연간 2000만 원 한도 내로 ETF를 담으면 배당소득 관련 비과세 및 분리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또한 IRP나 연금저축 계좌는 장기적인 투자 목적에 적합하며 운용 기간 동안 수령한 월배당금은 배당소득세(15.4%)를 공제하지 않고 추후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세로 과세된다. 연금소득이 한 해 1500만 원이 넘는 은퇴자의 경우 종합소득세율이 아닌 단일세율(16.5%)을 선택할 수 있다.
절세 계좌를 통해서는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해외 상장 ETF나 개별종목은 투자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종목을 담고 있는 국내 상장 ETF는 투자가 가능하므로 다양한 종류의 월배당 ETF를 통해 세제 혜택을 누림과 동시에 지역과 자산을 고루 분배하는 포트폴리오 투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증권 등 5대 증권사의 퇴직연금(DC·IRP) 계좌 내 ETF 비중은 20~30%대(2024년 기준)에 이른다. 별도의 운용 제한이 없는 개인연금 계좌의 ETF 비중은 최대 80%까지 치솟는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ETF를 연금의 필살기로 내세우는 이유다.
2025년 포트폴리오 다각화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월배당 ETF는 어떤 것이 있을까. 월배당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투자자의 요구가 다양해졌고, 이에 따라 여러 상품이 출시되며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배당의 안정성 및 성장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시장 및 기초자산에 대한 전망도 필요하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관점에서 투자 아이디어로 미국 소형주, 미국 하이일드, 국내 리츠 ETF를 소개한다.美
중소형주·하이일드,
국내 리츠로 다각화
미국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영역에 놓여 있으며 트럼프 정부의 금융 규제 완화 및 금리 인하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소형주의 특성상 미국의 성장 둔화 시 상대적으로 더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 ‘NEOS Russell 2000 High Income ETF(IWMI)’는 러셀2000 지수를 기반으로 한 ETF로 미국의 중소형주에 투자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을 통해 하락을 일부 방어하며 추가적인 옵션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미국 상장 월배당 ETF로 최근 1년 배당수익률은 7.64%다.
미국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iShares Broad USD High Yield Corporate Bond ETF(USHY)’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경기 연착륙 전망과 함께 국채 금리 하락이 제한되며 채권의 자본차익이 완만한 수준에 그친다면 높은 수준의 일드를 제공해주는 하이일드 채권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한편 국내 ETF 중에서는 리츠에 투자하는 ETF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한국 리츠 시장이 100조 시대로 접어들었다. 2024년 하반기 국내 상장 리츠들은 대규모 유상증자가 단기에 집중적으로 진행되며 하락세로 전환됐다. 올해는 증자를 통해 편입한 우량 자산을 통해 배당 재원 확대가 예상되고, 관련 규제 완화 기조에 조달금리 인하 추세가 맞물려 리츠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PLUS K 리츠’는 에프앤가이드(FnGuide)에서 산출 및 발표하는 FnGuide 리츠 지수를 추적대상지수로 해 SK리츠, 신한알파리츠, 롯데리츠 등 국내 대형 리츠를 주된 투자 대상으로 전체 자산의 60% 이상 투자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최근의 주식 시장에서 인컴형 자산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뒤처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배당의 힘은 변동성의 시대에 여실히 드러난다.
지금처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에서 자본차익 기대도 가져가면서 인컴을 통한 변동성을 인내할 수 있는 다양한 구조의 월배당 ETF를 포트폴리오로 투자의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투자 비용과 거래 편의성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