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대 조사, 5~10년 물가 연간 3.5% 상승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3%..1월 대비 1.0%p↑
인플레 재발 우려에 소비자 자신감은 '뚝'
미국 소비자들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거의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2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시간 대학교 조사결과(확정치)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향후 5년에서 10년간 물가가 연간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직전월(3.2%)에서 0.3%포인트, 예비치(3.3%)보다 0.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3%로 2월 예비치와 같았다. 1월(3.3%) 대비 1.0%포인트나 급등하며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했다.
미시간대의 조앤 후 디렉터는 “이번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월간 상승폭은 2021년 5월 이후 가장 컸다”며 “현재 수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인 2.3~3.0%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에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떨어졌다. 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71.7)에서 7포인트(9.8%) 떨어진 64.6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두 달 연속 하락하며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향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이 향후 물가 상승을 예상하고 가격을 올리거나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실제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장기금리는 상흥하고 연준이 예상보다 더 오래 긴축 정책을 펴야할 가능성이 커진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 11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다소 높게 상회하고 있다”면서도 “기대 인플레이션은 잘 고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긴 했지만, 앞으로 뜨거운 데이터가 계속 나올 경우 파월 입장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연준은 2022년 중반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와 함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급등하자 75bp(1bp=0.01%포인트) 금리인상을 네차례 연속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