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28일 3% 넘게 급락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 우려와 미국 엔비디아의 이익 전망치 실망감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88.97포인트(3.39%) 내린 2,532.78에 장을 마쳤다. 하루 만에 3% 넘게 빠진 것은 지난해 9월 4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6.14포인트(1.38%) 내린 2,585.61로 출발해 하락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쏟아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1조5581억원,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1조6267억원 등 3조원이 넘게 매물을 쏟아냈다. 기관은 6158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2조325억원을 순매수했다.시총 상위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8.47%)가 8% 넘게 급락했다. 이밖에 현대모비스(-5.76%), NAVER(-5.48%), LG에너지솔루션(-4.99%), 현대차(-3.74%), 삼성바이오로직스(-3.71%), 신한지주(-3.47%) 등이 3% 넘게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8%대 급락하며 주요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4.52%), 삼성전자(-3.2%) 등이 하락 마감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분기 실적에서 향후 이익 전망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부각되면서 긍정적인 매출 전망을 퇴색하게 했고, 이날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며 결국 8.5% 급락 마감했다.서투이티의 스캇 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좋았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6.89포인트(3.49%) 하락한 743.96에 장을 마쳤다. 역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홀로 4086억원을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1460원대로 치솟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0.4원 오른 1463.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 하락은 미국발 관세 정책의 우려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가 기존대로 3월 4일에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에는 기존 10%에 더해 추가 10%를 부과할 것으로 밝혀 미중 갈등이 고조될 전망인 것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각국과의 상호관세는 4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김지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지표 부진에 따른 미 경기 우려 심화에도 국내 증시 낙폭은 제한되어 왔다”며 “엔비디아 실적 실망감, 트럼프 관세 정책 강행 등에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다음 주 관세 발효, 중국 양회, 베이지북, ECB 통화정책회의 등 중요 이슈들이 다수 진행될 예정”이라며 “변동성 확대 가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