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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 간 '변화를 이끄는 기업'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기업'

1. 앞으로 10년 간 '변화를 이끄는 기업'

"앞으로의 변화를 이끄는 기업"이라면 10년 동안 장기 투자할 수 있다. 주로 첨단기술을 취급하는 성장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가 그 대표 사례다. 이 기업들은 소비자의 행동양식과 산업 생태계를 통째로 바꿔버렸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의 모든 혁신을 선도해 왔다. 아이폰을 내놓자 2G폰은 사라졌고 에어팟을 내놓자 유선 이어폰도 멸종위기종이 됐다.

 

아마존도 유통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꿨다. 아마존이 진출한 분야의 오프라인 유통업은 생태계 파괴 수준의 변화를 겪는다. 넷플릭스 역시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방식, 콘텐츠 제작자가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방식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앞으로 10년간의 변화를 이끌 기업 '후보'로 손꼽히는 주식은 다음과 같다. AI, 사물인터넷, 메타버스, 이차전지, 자율주행, 전기차, 수소차, 시스템 반도체, 4차 산업혁명 같이 화려하고 혁신적인 수식어가 따라붙는 기업이다. 

 

미국 주식 중에서는 여전히 아마존, 테슬라, 알파벳(구글), 애플 같은 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 주식 중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 LG에너지솔루션 같은 기업을 들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혁신기업 또는 성장주다. 대체로 PER이 높고, 배당이 적은 대신 연구개발 또는 시설설비 투자가 활발하다. 변화를 이끄는 기업의 주식은 저점에 매수한다면 세 자릿수 이상의 수익률도 흔히 볼 수 있다. 

 

변화를 이끄는 유형 주식이 유리할 때는 저금리 시기다. 금리가 낮고, 경기가 호황이며,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이 많을 때 빛을 발한다. 투자자들이 넘쳐나는 현금을 투자할 주식을 찾아 헤맨다. 처음에는 안전한 주식에만 투자하다가, 자신감이 붙고 현금이 생기면서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 그 시기가 2000년~2021년이다. 

 

하지만 '성장주' 중에서도 잘 골라야 한다. 안 그러면 크게 손실을 본다. 우량 성장주 중 일부는 변화를 이끌려다가 망하거나 다른 주자에게 선두를 빼앗길 수 있다. 또 강세장에 거품이 끼기 쉽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높은 가격에 매수한다면 자산이 반 토막 나는 경우도 많다.

 

지금도 2022년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위기감 속에 주가가 반 토막 난 성장주가 널렸다. 메타버스와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메타(페이스북)의 최근 주가 부진이 이를 대표하는 사례다.

 

메타 주가는 실적 부진으로 거품이 빠지면서 지난 7~8년 간의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향후 10년이 메타버스와 소셜 미디어 시장을 이끌어갈 기대를 모았지만, 큰 기대는 큰 실망으로 바뀌었다. 

메타주가

시장이 흥분으로 들끓을 때, 명백히 금리인상이 예고될 때, 예년 대비 PER이 과도하게 높아졌을 때는 이런 유형의 기업 비중은 적당히 줄이는 게 좋다. 반면 침체기에, 금리인하가 예고될 때, 이 중에서도 실제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한 것이 확인된 기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 주가가 주춤해도 꾸준히 모아갈 만하다.

 

아마존은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금리인하 시기를 맞이하며 주가가 크게 꺾였다. 그래도 그동안의 주가 상승(무려 10만%)은 경이롭다.

아마존주식

2.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기업'

변화를 이끄는 강자가 있다면 다른 한편에는 변하지 않는 강자가 있다. 10년 후에 어떤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되고 상용화될지는 모른다. 50년 안에는 책<호모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모든 인간의 정신이 온라인 세계에 연결되어 '초인류'가 될지도 모른다.

 

코카콜라, 펩시코, P&G, 존슨앤존슨, 화이자 같은 기업은 10년 후에도 여전히 안정적을 실적을 내고 웬만해서는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다. 음료, 의약품, 소비재 업종 중 탄탄한 시장지배력을 갖춘 대장주는 10년 안에 극적으로 망할 가능성은 낮다. 이들 기업의 실적과 자산은 거의 항상 예측 가능한 범위에 있다. 그래서 대체로 배당지급도 후하고 안정적이다.

 

참고로 애플은 변화를 이끄는 유형과 변하지 않을 유형 둘 다 속하는 특이한 성장주다. 애플은 성장주/기술주로 분류할 수도 있지만, 이미 스마트기기와 그 주변기기가 생활필수품이 된 시대에 애플은 가치주로서의 성격도 강하다. 그래서 워런 버핏이 애플에 큰 비중을 두고 투자하는 거다. 

 

때로는 '10년 후의 변화를 선도할 기업'보다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기업'이 더 강하다.

이런 기업의 주식은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금리가 높을 때 빛을 발한다. 성장주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주가가 빠지고, 때로는 오히려 주가가 오른다. 

 

시장이 광기로 가득 찼을 때, 오히려 이런 기업의 비중을 늘린 투자자는 올해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역으로 돈을 더 벌었다. 모두가 성장주, 기술주에만 열광할 때 조용히 이 유형의 주식을 모은 사람은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창과방패_장기투자하기좋은주식

정리

'변화를 이끄는 기업'이 창이라면, '변하지 않을 기업'은 방패다. 우리는 변화에 뒤떨어지는 기업, 변화를 이끈다고 사기 치는 기업, 변하느라 중요한 걸 놓치는 기업은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우리는 이 두 유형의 우량주를 모두 보유해야 한다. 어떤 때는 변화를 이끄는 기업이 승승장구하고, 어떤 때는 변하지 않을 기업이 폭락장에서 자산을 지켜준다. 워런 버핏은 금리인하기 강세장에서 애플로 돈을 벌고, 금리 인상기 약세장에서 코카콜라로 돈을 번다. 성장주가 잘 나가는 때에 우량 가치주를 등한시해서도, 성장주가 부진할 때 모든 우량 성장주를 투자 대상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

 

'변화를 이끄는 기업' 중 일부는 무리수를 두다가 망한다. 2000년 닷컴버블 때 우후죽순으로 나오던 각종 IT기업, 신기술과 혁신을 장담하던 그 많은 벤처기업들이 그래 왔다. 기대감에 비해 알맹이는 없이 과도하게 고평가 된 기업도 많다. 2021년 상장 초기의 쿠팡 주가와 지금의 쿠팡 주가를 비교해 보라.

 

'변하지 않을 기업'중 일부는 시대에 완전히 뒤처져서 시장에서 도태한다. 아마존과 온라인 유통업의 성장 가운데 월마트처럼 자기 자리를 지키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있는 반면 완전히 경쟁에서 밀려난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많다. 3M 같은 기업도 법정 소송에 휘말려 5년 이상 장기 하락 추세에 있다. 

 

그러니 이 두 유형 모두를 담되, 각 유형별로도 여러 기업을 신중하게 선택해서 분산투자하자. 

그 후 경기순환주기에 맞게 적절히 비중을 조절하면 된다.

 

글 | 성실한 흑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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