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하이트 제로 0.7%' 출시
1% 미만은 주류 분류 안 돼
맥주 맛 살리면서 음료로 판매

 

하이트진로음료가 알코올 도수 0.7%의 '미알코올 맥주'를 출시했다. 알코올이 아예 들어있지 않은 무알코올 맥주보다 맛이 맥주에 가까우면서도 주류로 분류되지는 않는 '틈새 맥주'다. 가벼운 음주를 선호하는 최근의 음주 트렌드를 반영해 무알코올-저알코올 라인업을 강화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0.7%

 

하이트진로음료는 최근 알코올 도수 0.7%의 '하이트 제로 0.7%'를 출시했다. 기존 무알코올 맥주 라인업을 확장해 알코올이 소량 들어 있는 비알코올 맥주를 선보였다. 알코올이 소량 들어 있는 만큼 무알코올 맥주보다 진짜 맥주에 가까운 맛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제로 제품 라인업.
하이트제로 제품 라인업.

알코올 도수를 0.7%로 정한 건 국내 주류법이 알코올 도수 1% 이상인 음료를 주류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일 경우 식품유형이 주류가 아닌 탄산음료로 분류돼 세금 부담이 감소한다. 알코올이 적은 만큼 일반 맥주보다 칼로리도 낮다. 350㎖ 1캔에 33㎉에 불과하다. 법적으로 주류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이 있음에도 무알코올 맥주처럼 주류 판매가 불가능한 노래방이나 일반음식점 등에서도 판매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0.7% 맥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일본에서는 한 차례 알코올 도수 1% 미만의 '미알코올 맥주' 붐이 불었다. 아사히맥주가 먼저 0.5%의 '아사히 비어리'를 내놔 인기를 얻었고 곧바로 삿포로맥주도 0.7%의 '더 드래프티'를 출시했다. 

동양맥주의 '오비사운드' CF.
동양맥주의 '오비사운드' CF.

국내에서도 0.7% 도수의 맥주가 판매된 적이 있다. 오비맥주의 전신인 동양맥주는 지난 1993년 '오비사운드'를 선보였다. 주로 노래방에서 팔려 일명 '노래방 맥주'로 불렸던 제품이다. 다만 이 제품의 경우 최근의 미알코올 맥주처럼 맥주 맛을 위해 일부러 알코올을 남긴 게 아닌, 기술적 문제로 '제로'를 구현하지 못하고 미량의 알코올을 남긴 것에 가깝다. 오비사운드는 2007년 단종되고 '카스 제로'가 그 뒤를 이었다.

 

무알코올 있는데 왜?

 

주류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음료가 0.7% 도수의 라인업을 출시한 이유에 대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의 틈새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음주를 과도하게 즐기고 싶지는 않지만 아예 알코올이 없는 '맥주맛 음료'는 싫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판단이다. 회식 자리에서 적당히 술을 마신 분위기를 즐기고 싶거나 약간의 알코올이 주는 즐거운 기분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이 미알코올 맥주의 타깃층이다. 

 

맥주가 치킨 등 고칼로리의 튀긴 음식과 주로 페어링된다는 된다는 점도 미알코올 맥주를 찾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알코올이 약간 들어 있는 만큼 알코올이 아예 없는 무알코올 맥주보다 한층 더 맥주에 가까운 맛을 내 안주의 기름진 느낌을 개운하게 씻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음료는 하이트 제로 0.7%의 특징으로 '정통 맥주의 풍미'를 꼽고 있다.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전망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전망

다만 미알코올 맥주가 어느 정도 자리잡은 일본의 경우 제조 공법의 차이로 소비층이 형성될 수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아사히 비어리나 더 드래프티는 맥주를 제조한 뒤 알코올을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오비맥주의 카스 0.0과 같은 방식이다. 카스 0.0처럼 알코올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1% 미만을 남기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아사히맥주와 삿포로맥주는 미알코올 맥주를 판매하면서 '진짜 맥주의 풍미'를 강조한다. 맥주를 만드는 방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음료에 가까운 무알코올 맥주보다 맥주에 가까운 맛이 난다는 의미다. 

 

반면 하이트 제로 0.7%의 경우 정제수에 탄산과 맥아추출물, 홉 추출물 등을 넣어 맥주의 풍미를 구현한 하이트 제로에 주정을 넣어 알코올 도수 0.7%를 맞췄다. 제조 공법만 놓고 보면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라기보다는 하이트 제로에 알코올을 탄 격이다.

 

일각에서는 알코올 도수가 0.7%인데도 '하이트 제로'라는 브랜드명을 그대로 쓰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코올이 전혀 없는 '하이트 제로'와 착각해 임산부나 운전자가 마실 경우 사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알코올이 전혀 없어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제조사가 직접 임산부나 운전자도 '하이트 제로'를 마셔도 된다고 알릴 정도다. 하지만 하이트 제로 0.7%는 미량이나마 알코올이 있는 만큼 섭취를 권장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명에 0.7% 있긴 하지만 '제로'라는 이름만 보고 무알코올 제품이라고 착각하는 소비자도 있을 "이라며 "다른 비알코올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다는 점을 인지하고 마셔야 "이라고 말했다.

원문기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