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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코리아, 오는 5월 연회비 인상
최대 15% 인상률…글로벌의 두배 수준
충성도 큰 한국…이탈 '미미' 예상한 듯
트레이더스 등 달라진 유통 상황 '변수'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코리아가 폭탄 연회비를 꺼내 들었다. 글로벌 인상률을 웃도는 두 자릿수대 인상을 단행하면서다. 국내에 단단한 충성 고객층을 보유한 만큼 회원 이탈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략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소비 침체가 극심한 점, 코스트코의 부정적 인식 확대, 토종 창고형 할인점의 약진은 향후 변수로 꼽힌다.

지난 2022년 코스트코 김해점이 개점할 당시의 모습. 시민들이 개점 전부터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매년 ‘6조원’ 벌어가는데…한국만 가혹한 ‘인상’

 

29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는 5월부터 연간 회원권 3종(골드스타·비즈니스·이그제큐티브)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개인 회원용인 골드스타는 기존 3만 8500원에서 4만 3000원으로 11.7% 오른다. 사업자 전용인 비즈니스는 3만 3000원에서 3만 8000원으로 15.2% 뛴다. 구매 금액의 2%를 적립하는 프리미엄 회원권 이그제큐티브는 8만원에서 8만 6000원으로 7.5% 상향 조정했다. 다만 연간 최대 적립 혜택 금액을 기존 10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확대했다.

 

앞서 코스트코는 지난해 9월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연회비를 올렸다. 골드스타와 이그제큐티브 회원권 가격을 각각 8.3% 인상했다. 한국의 연회비 인상률은 이들 국가보다 두 배가량 높게 책정된 셈이다. 코스트코는 “급변한 영업 환경, 비용 상승을 고려해 연회비를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는 자체브랜드(PB)인 커클랜드의 국내 가격도 올리고 있다. 이외에 식품류, 영양제, 주류, 생활용품까지 최대 10% 이상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처럼 수익성을 높여가는 것은 그만큼 한국 충성 고객에 대한 코스트코의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코스트코는 국내 1위 창고형 할인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다. 실제로 코스트코코리아는 2024년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기준 매출 6조 5300억원 영업이익 2185억원을 거뒀다. 이는 2023년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대비 각각 8%, 16% 증가한 수치다. 코스트코코리아의 매출은 2019년 4조원을 돌파하고 코로나19 시절이던 2021년에는 5조원 벽도 넘었다. 이젠 연매출 7조를 바라보는 셈이다.

 

코스트코의 힘은 유료 회원제를 바탕으로 한 높은 고객 충성도에 있다. ‘콘크리트’ 고객으로 불릴 만큼 단단하다. 이는 높은 상품 품질이 밑바탕이 된 결과다. 커클랜드 등 PB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음료부터 육류, 생필품까지 인기가 좋다. 이 덕분에 과거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코스트코 연회원에 가입하면 ‘양질의 제품을 최저가에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배짱’ 장사 이번에도 통할까…달라진 시대가 변수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연회비 인상이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례 없는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PB 제품 인상까지 이어져 코스트코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실제로 올해 코스트코의 빵·주류 등 제품 가격은 8~10%가 올랐다. 국내 대형마트들이 상시 파격 할인을 열고 초저가 PB 제품을 확대하는 등 물가 총력전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코스트코코리아에 대한 소비자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국내서 막대한 금액을 벌면서 소비자 혜택 확대는 너무나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지분 100%를 가진 미국 본사에는 매년 고배당을 이어가는 중이다. 2024년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에 달했다. 2023년도에는 당기순이익(1417억원)을 넘는 2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올해는 연회비를 대폭 올린 만큼 외국으로 유출되는 배당금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 막대한 배당을 챙겨가지만 사회 공헌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2024년도 회계연도 기부액은 12억 2000만원에 불과했다. 미국 본사가 가져간 배당액 1500억원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경영이 한국 사회의 화두인 만큼 소비자들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얘기다.

 

토종 창고형 할인점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변수다. 대표적인 것이 신세계(004170)그룹의 트레이더스다. 한국형 창고형 할인점을 내세우며 현재 코스트코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연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매장을 이용할 수 있는 열린 창고형 매장을 표방한다. 극가성비 생필품 PB ‘티 스탠다드’가 핵심 경쟁력이다. 현재 품목 가짓수가 120개에 이른다. 2017년 1조 5214억 수준이었던 트레이더스 매출액은 지난해 3조 5495억원으로 7년 만에 133%가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코스트코는 그간 기존 토종 매장과 차별화된 상품 구색과 서비스로 두터운 고정 소비층을 유지해 왔다면서도이번 인상으로 상당수의 라이트한 고객층이 트레이더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내다봤다. 이어트레이더스의 제품 경쟁력도 과거보다 크게 올라간 상황이라며코스트코의 배짱 장사가 이번에도 통할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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