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원화 스테이블코인' vs. 이준석 '테라·루나사태 재발 우려'
업계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알고리즘 토큰을 구분해 룰세팅해야"
내달 3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원화 가치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여야가 ‘테라·루나 사태’까지 소환하며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최근 미국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대항마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제시했다. 경제분석가(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이효석 이효석아카데미 대표 등과의 공개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시장을 점령하려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고 적대시하는 측면이 있다”며 “마치 조선 말 쇄국 정책과 비슷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상자산 시장을 제대로 관리하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조성해야 소외되지 않고 국부 유출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친가상자산 기조와 맞물려 이재명 후보도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즉각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테라·루나사태’를 언급, “테라의 KRT는 원화와 1대1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실질적 자산 없이 또 다른 코인 루나를 활용해 가격을 유지한 결과가 매우 참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자 루나는 폭락했고 KRT를 포함한 테라의 모든 코인이 붕괴하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날렸다”고 덧붙였다.
즉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자산 담보 △시장 리스크 및 대응 △과거 실패 원인 분석 및 대응 같은 복합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준석 후보는 “지금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이미 게임의 룰이 만들어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용 스테이블코인을 아무런 전략 없이 만들자는 말은 현실 인식의 부재이자, 정책이 아닌 구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도 스테이블코인 규율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금융 및 통화당국은 대선 이후 관련 제도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자본 및 외환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크므로 규제가 시급하다”며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은 허용 여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테라·루나는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아닌 알고리즘 등을 통해 가격 변동성을 흡수한 토큰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달러와 연동한 테라USD(UST)와 함께 루나(LUNA)를 통해 차익거래 메커니즘을 구현한 것은 당시 혁신적인 시도였다”며 “하지만 시스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알고리즘 취약성이 드러나며 테라와 루나 가치가 제로에 수렴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와 별도의 법정화폐 및 국채 담보형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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