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 540㎿ 규모 공고
7말8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국산 ‘LFP 배터리’ 대량 적용
컨소시엄 채비 기술·가격 관건
전국 단위로 처음 추진되는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B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을 놓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격돌한다. 전기차 시장 정체로 배터리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오는 '조 단위' 프로젝트기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 3사는 가격과 수명에 강점을 가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국산 LFP 배터리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험대도 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이달 중 540㎿(3240MWh) 규모 상반기 BESS 중앙계약시장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중앙계약시장위원회에서 공고문을 확정한 뒤 공고 기간을 거쳐 7월 말~8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중앙계약시장은 전력거래소가 전력 수급 안정화를 위해 BESS 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다. 날씨에 따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발전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으로 ESS를 활용한다. ESS는 전력을 저장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장치로, 배터리가 대규모로 쓰인다.
정부는 지난 2023년 제주에서 65㎿(260MWh) 입찰을 진행해 3개 발전소를 선정한 바 있다. 올해는 사업 규모가 540㎿로 8배 이상 늘어났다. 사업 범위도 제주 지역 뿐만 아니라 육지(호남 지역)까지 확대됐다. 제주 BESS 사업비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사업에는 최소 1조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ESS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70% 수준으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배터리 3사는 LFP 배터리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SS용 배터리는 하루 2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수명이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에너지밀도나 무게 제약은 덜하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수명이 길고 가격 경쟁력이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주 BESS 사업 경험과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른 LFP 배터리 양산 시점이 경쟁력이다. 회사는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2분기부터 ESS용 LFP를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울산 사업장에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ESS용 LFP 배터리 마더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공급 시점이 내년인 만큼 납품 시기에 따라 LFP 배터리 공급을 고려할 수 있다.
SK온도 LFP 기반 ESS 사업을 본격화 한다. SK온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FP의 경우 ESS용 제품 적용을 우선 검토 중”이라며 “국내 배터리 ESS 중앙계약시장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 중”이라고 밝혀 참여를 공식화했다.
일각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배터리 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장벽이 있다. 전력거래소는 국내 생산 여부, 유지·보수 기반, 고용 창출 효과 등도 평가해 국내 기업이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도 대규모 장주기 BESS 사업이 시작된다는 의미와 함께 LFP 배터리를 처음으로 대량 적용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안방에서 국산 LFP 배터리 성능을 검증헤 해외로 진출하는 발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