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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 인터코스(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업계 3위인 콜마그룹에서 경영권을 두고 오너 일가의 남매 갈등이 벌어졌다. 1990년 설립된 콜마그룹은 로레알, 에스티로더, 키엘 등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는 한국콜마와 건강기능식품 ODM 사업을 콜마비앤에이치 등이 속해 있다. 콜마그룹 작년 매출은 3조2708억원에 달한다.

 

콜마그룹을 창업한 윤동한(78) 회장은 아들에게 화장품, 의약품 사업을, 딸에게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맡겼다. 하지만 최근 남매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두고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윤 회장이 직접 중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지난 2019년 윤 회장이 자녀를 상대로 한 지분 증여가 이뤄져 남매 간 갈등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동한 회장
윤동한 회장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콜마그룹의 남매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건 지난 9일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경영권 분쟁 소송’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앞서 윤 회장의 아들 윤상현(51)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에 자기와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콜마비앤에이치의 이사회는 윤 부회장의 동생이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인 윤여원(49) 사장, 조영주 경영기획본부장(CFO), 윤동한 회장(기타비상무이사), 사외이사 3명 등 6인 체제다. 윤 사장 측이 사내이사 선임 요구를 거부하자, 윤 부회장 측이 이사회 개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도록 허가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에 진입해 이 전 부사장을 전문 경영인으로 내정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남매의 주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오빠 윤 부회장은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주주 불만이 크기 때문에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진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생 윤 사장 측은 “건강기능식품 산업 전반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며 “주요 경영 의사 결정이 모두 지주사와 윤상현 부회장의 협의하에 이뤄졌음에도 돌연 경영 정상화를 언급하며 여동생인 자회사 대표의 경영 역량을 문제 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남매 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윤 회장이 나섰다. 지난 15일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윤 회장은 “콜마홀딩스,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여원 대표가 맡기로 한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며 “창업주로서 직접 나서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콜마비앤에이치에선 윤 회장의 발언을 정리해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하지만 자료 배포 3시간 만에 콜마홀딩스에서 반박 자료를 냈다. 콜마홀딩스는 “딸에 대한 회장님 마음은 존중한다”면서도 “혈연이 아닌 주주 가치 제고의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콜마그룹 지배구조
콜마그룹 지배구조

콜마그룹 보유 지분이 많지 않은 윤 회장의 영향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윤 회장은 지난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뒤 28.18%에 달했던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지분을 아들, 딸, 사위 등에게 증여했다. 현재 윤 회장의 콜마홀딩스 지분은 5.59%에 불과하다. 콜마그룹 창업주인 윤 회장은 작년 대구가톨릭대 이순신학과에서 1호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지분 구조만 보면 동생 윤 사장의 입지가 좁다. 윤 사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분이 7.72%에 불과하다. 지주사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분 44.6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데, 오빠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하고 지배하는 구조다. 윤 사장과 남편의 콜마홀딩스 지분을 합치면 10.62% 정도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부회장 측이 임시 주총 허가 소송을 법원에정기 주총(3 25) 얼마 돼서 경영진 교체 요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회사 관계자는지분 다툼은 쉽지 않기 때문에 올해 실적까지만 기다려달라든지, 가족들 협의와 설득밖에 있는 없다 말했다. 이에 대해 부회장이 이끄는 콜마홀딩스는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을 쇄신하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최대 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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