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5조 육박…K-뷰티 인기에 실적 고공행진
일본·미국 법인 설립…타 국가 진출 계획은 ‘아직’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의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힌 CJ올리브영이 글로벌 K-뷰티 대표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일본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초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7935억원, 영업이익은 5993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각각 23.9%, 30.1% 늘어난 수치다.
올리브영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선 뒤 2022년 2조7809억원, 2023년 3조8682억원을 기록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순이익률도 지난 2020년 3.3%에서 꾸준히 증가하며 10%를 넘보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올리브영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K-뷰티의 인기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입국자 수는 6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올리브영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400만명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 방한 관광객 10명 가운데 7명이 올리브영을 찾은 셈이다.
올리브영은 작년 올리브영의 외국인 매출이 전년보다 140% 늘었다고 지난 2월 밝혔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189개 국적의 외국인이 올리브영 매장을 찾아 총 942만건을 결제했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올리브영은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계획이다. 올리브영이 선정한 글로벌 진출 우선 전략 국가는 일본과 미국이다.
지난해 5월 올리브영은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라쿠텐, 큐텐 등 주요 온라인몰을 비롯해 로프트, 플라자 등 대표적 생활 잡화점을 통해서 자체 브랜드(PB)인 ‘웨이크메이크’, ‘바이오힐보’ 등을 입점시켰다. 도쿄에 ‘바이오힐보’ 온리숍을 여는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다.
‘글로벌 뷰티 강국’ 미국서 매장 설립 추진
지난 2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현지 법인 ‘CJ 올리브영 USA’를 세우고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연내 개점을 목표로 미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 1호점 설립을 추진 중이다.
미국을 ‘글로벌 K뷰티 1위 플랫폼’ 도약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고 국내에서 K뷰티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K뷰티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5700억달러(약 740조원) 정도다.
이중 미국의 시장 규모는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인 1200억달러(약 156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작년 K-뷰티 전체 수출액인 102억달러의 10배 이상이다.
올리브영은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현지화된 상품 조달, 마케팅, 물류 시스템 등을 구축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온라인몰인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역량도 키운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해외 소비자가 K-뷰티 상품을 직구(해외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몰로, 전 세계 150개국에서 이용 가능하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리브영 글로벌몰 매출의 상당 부분이 북미 지역에서 발생한다.
올리브영은 현지 고객 대상 최적의 사용자 환경(UX/UI)과 결제 수단, 상품 정보 노출 방식 등을 갖춰 현지화된 K-뷰티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온라인몰의 현지 데이터와 니즈를 분석해 현지 고객이 원하는 K-뷰티 상품을 조달하거나 상품 큐레이션을 고도화하고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물류 안정성과 배송 만족도도 개선한다. 올해는 글로벌몰과 올리브영 한국 본사 시스템을 연동해 재고의 입출고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향후 CJ대한통운 미국 법인과 협업해 현지에서 상품을 직접 발송하는 물류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현재 여러 후보 부지를 두고 검토 중이다. 미국 법인이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이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오프라인 1호점의 개점 시기나 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연내 출점을 목표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며 하반기쯤 오프라인 매장 관련 사항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일본과 미국 외 다른 국가의 법인 설립과 관련해서는 “아직 별다른 계획이 없다”라며 “이제 해외 진출의 첫발을 뗀 상황이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 역량을 집중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