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이달 중 미국 실리콘밸리에 신설 투자 법인 '네이버 벤처스'를 설립해 글로벌 기술 흐름을 주도하는 실리콘밸리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다. 세계 기술 흐름도 쫓아갈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첫 투자 대상은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둔 비디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를 선정했다.
네이버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포시즌 호텔에서 '벤처링 네이버스 넥스트 챕터(Venturing NAVER's Next Chapter)' 행사를 개최하고 신설 투자법인 네이버 벤처스를 설립한다고 8일 밝혔다. 이달 중 네이버 벤처스 설립을 마무리한다. 김남선 전략투자부문 대표가 네이버 벤처스를 총괄한다.
네이버 벤처스는 비디오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를 첫 투자처로 확정했다. 트웰브랩스는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됐다. 이재성 대표 등 한국인 창업자들이 주도해 설립한 기업으로, 영상 이해와 검색 분야의 멀티모달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 벤처스는 트웰브랩스 같이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두고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인재와 기술이 있는 곳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는 기술과 혁신 산실로 역량있는 인재와 신기술이 모여드는 곳”이라면서 “국제 정세 불확실성으로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들이 안정적으로 투자를 받고, 기술 개발과 사업을 운영하도록 네이버가 한국에 이어 북미에서도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벤처스는 실리콘밸리에서 국적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뛰어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주로 국내의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네이버 D2SF와 함께 세계 기술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새 기술과 인재, 파트너사 시너지를 도모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세계적인 AI 전환을 주도하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네이버의 AI 역량도 장기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AI 시대에도 다양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네이버 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네이버는 역량있는 스타트업과 인재를 찾아 투자하고 지원하며 네이버의 경험과 연결, 함께 성장하며 다양성이 공존하는 AI 시대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와 플랫폼이 융합되는 흐름에서 네이버가 세계의 기술 투자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쫓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AI의 기술 양상이 지역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네이버 입장에서는 해외에 뛰어난 기업이 있으면 투자를 하거나 합병도 할 수 있는 전략적인 포석을 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