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할인 공세’ 시작한 스타벅스
수익성 하락·저가 커피 급부상에 위기감
‘프리미엄 이미지’만으론 방어 어려운 시대
스타벅스가 최근 한국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프리미엄 커피’라는 브랜드 이미지와는 다소 상반되는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위기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급성장과 매출 성장 둔화, 고정비 부담 등의 압박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스타벅스는 단연 독보적인 외형을 자랑한다.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은 3조원을 넘겼다. 그러나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대에서 최근 5%대로 반토막 났다. 매출 증가율도 한 자릿수(3~5%)에 머물며 사실상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매장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단위 매장당 효율은 점차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벅스의 수익성 하락은 원재료와 인건비 등 비용 상승, 공격적 매장 확장에 따른 고정비 증가, 일회성 리콜 비용, 그리고 저가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등이 작용한 결과다.
현재 스타벅스를 위협하는 최대 변수는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 브랜드의 급부상이다. 이들은 한 잔에 2000원대 아메리카노를 앞세워 급격히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주요 고객층이었던 2030 세대의 수요까지 일부 흡수하고 있다. 단순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접근성과 가성비 중심의 소비 트렌드 변화가 스타벅스를 압박하는 구조다.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며 전국적으로 1만 개 이상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2020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의 실적도 매년 개선되고 있다. 메가커피는 지난해 4959억원의 매출과 10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34.6%, 55.1% 증가했다. 지난해 컴포즈커피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897억원, 영업이익은 8.9% 증가한 399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스타벅스는 최근 ‘원모어 커피(2번째 구매 시 할인)’, ‘이브닝 이벤트(저녁 시간 할인)’ 등 시간대·조건별 맞춤형 할인 행사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시간대의 매출을 끌어올리고,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직영 운영 체제 특성상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스타벅스로서는 필연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리워드 프로그램도 개편해 별 적립 기준을 강화하고, 쿠폰·사이즈업 등 혜택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충성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할인 이벤트는 적용 시간이나 메뉴에 제한이 많아 실제 소비자 행동을 변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문 건수나 시간대 분산 등의 효과 역시 기대만큼은 나타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는 배경에는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세와 매출 성장 둔화라는 위기감이 자리한다”면서 “단순한 가격 인하가 아닌, 충성 고객 ‘락인(이용자 묶어두기)’과 시간대별 매출 다변화 등 다층적 전략이 동원되고 있다는 점에서 스타벅스의 할인전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