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이번 주말부터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자율주행 택시 ‘사이버캡(Cybercab)’의 시범 운행을 시작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캡을 “테슬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제품”이라고 강조하며, 장기적으로는 사이버캡이 우버를 대체할 차세대 모빌리티 혁신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는 22일 약 10대 규모의 사이버캡을 오스틴 시내 제한 구역 내에서 주행할 계획이다. 교차로 등 복잡한 도로 상황은 피하고, 문제 발생 시 개입할 원격 조작 요원도 대기하는 방식이다.
머스크는 11일(현지시간) “수개월 내 로보택시 1000대를 운영하겠다”며 “공장에서 구매자 집까지 자율주행으로 이동하는 첫 테슬라는 6월 28일에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하지만 이번 시범 운행은 상용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완전 자율주행이 아닌 ‘부분 자율’과 원격 개입이 합쳐진 방식이기 때문이다. FT는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가 마침내 현실과 충돌할 순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완전 자율주행 실현을 위해 테슬라는 기존 판매 차량에서 수집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이를 바탕으로 정밀 지도 없이도 도심 진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이 비자율주행 상황에서 수집된 데이터로, 극단적 상황(edge case)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규제 환경도 과제로 지적된다. 첫 운행지는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텍사스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지역에서는 자율주행 서비스에 더 엄격한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사이버캡의 예상 판매가는 3만 달러 미만으로, 웨이모가 사용하는 재규어 차량(기본가 7만 달러 이상)보다 저렴하다. 테슬라 차량은 고가의 레이더 및 라이다 센서를 사용하는 경쟁사와 달리, 카메라만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해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하지만 카메라 기반 시스템으로 웨이모 수준의 안전성과 정밀도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테스트 중 운전자 개입 횟수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로보택시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선두 주자인 구글 웨이모는 2023년 8월 세계 최초로 로보택시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지에서 재규어 차량을 활용해 무인 택시를 운영 중이며, 지난달까지 1000만 건 이상의 승차 데이터를 확보했다.
아마존도 로보택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아마존의 자회사 죽스는 18일(현지시간) 연간 1만 대 생산 규모의 로보택시 제조시설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로보택시 생산 공장은 약 2만㎡로, 축구장 세 개 반 크기이다. 죽스 최고경영자(CEO) 아이차 에반스는 "상용 서비스를 도시별로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생산 역량을 단계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