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D램 생산량 전년比 70% 이상 증가
YMTC, 우한 2공장 생산량 2배 늘려
HBM, 초고층 3D 낸드 시장 진입 시동
공급 과잉에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사업 적자 전환
중국을 대표하는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1년여 만에 생산능력을 2배 가까이 늘리며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장악하고 있던 범용 D램 시장에서 레거시(구형) D램을 시작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중국산 메모리는 내수 시장 수요와 정부 보조금 등을 동력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300단대 3D(차원) 낸드플래시 등 첨단 제품군에도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
21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CXMT의 D램 생산능력(웨이퍼 투입 기준)은 올해 3분기 72만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만장)보다 약 70% 확대됐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CXMT의 D램 웨이퍼 생산량은 지난해 162만장에서 올해 273만장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에서 CXMT는 수치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지만, 단기간에 생산라인과 출하량을 급격히 늘려 나가고 있다. 옴디아의 내년 출하량 전망치에 따르면 CXMT의 D램 출하량은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에 근접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D램 3강(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구도가 향후 4강 구도로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낸드플래시 역시 YMTC의 급격한 생산량 확대가 시장 내 공급 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마이크론 등 주요 기업들이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 따라 감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YMTC는 지난해 1분기부터 중국 우한 2공장의 생산량을 급격히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YMTC의 우한 2라인 낸드 생산량은 웨이퍼 기준 올해 2분기 13만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장)보다 2배 이상 늘었다. YMTC의 전체 낸드 생산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었다.
두 기업은 범용, 구형 메모리뿐만 아니라 첨단 제품군으로도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도 CXMT가 예상보다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XMT는 올해 말까지 4세대 HBM 제품인 HBM3 양산을 위한 인증 절차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CXMT는 베이징과 허페이 등의 공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데, 향후 HBM 패키징을 위한 설비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CXMT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최첨단 제품인 5세대 HBM(HBM3E)을 2년 내 양산한다는 내부 목표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YMTC 역시 3D 낸드플래시의 층수를 점점 높여나가며 첨단화에 힘을 쏟고 있다. 낸드는 단수가 높을수록 성능이 뛰어나다. 고층 아파트를 올리는 것처럼 단수가 높아지면 더욱 많은 데이터를 저장·처리할 수 있다. 현재 양산 낸드 중 가장 높은 단수는 SK하이닉스의 321단이고, 그 다음이 삼성전자의 286단, YMTC의 270단이다. 아직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는 낮지만, 비등한 수준까지 추격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낸드 성능 지표인 칩 크기 및 제곱밀리미터(㎟)당 용량에서 YMTC가 20.47기가비트(Gb)/㎟를 기록,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한편 낸드 시장은 올해 내내 공급 과잉에 빠진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랜 기간 감산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낸드 사업에서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다른 메모리 기업들 역시 지속적인 가격 하락에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연간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율을 30%에서 10~15%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