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50대 기업 중 지난 1년간 상속·증여 등으로 지분 변동이 있었던 그룹이 3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5년 지정 대기업집단 92곳 가운데 총수가 있는 상위 50개 그룹의 오너 일가 보유 주식 변동 내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새 9783억 원 규모의 상속·증여가 진행됐다.
가장 많은 증여를 단행한 그룹은 한화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 보통주 848만8970주(4087억 원 규모)를 세 아들 김동관·동원·동선에게 증여했다. 이로 인해 3형제의 ㈜한화 지배력은 기존 18.8%에서 42.8%로 24.0%p 상승했다.
신세계그룹도 승계에 속도를 냈다. 이명희 총괄회장은 ㈜신세계 보유지분 98만4518주(10.2%) 전량을 정유경 회장에게 증여 약 1751억 원 규모다. 정 회장의 지분율은 18.6%에서 29.2%로 증가했다.효성그룹은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잔여 지분이 배우자와 자녀에게 상속되며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계열사 주식 약 923억 원어치를 상속받았다.
이 외에도 LX그룹 구본준 회장은 아들에게 ㈜LG 주식 1057억 원어치를 증여했고 KCC 형제는 계열사 주식을 가족 간 교차 증여했다.
한편 오너 일가가 자녀에게 증여한 반면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모친이 보유하던 ㈜이마트 주식 전량(278만7582주, 약 2251억 원 규모)을 사재로 매수하며 지분을 직접 확보했다. 그의 지분율은 28.8%로 늘었다.주식 매수 2위는 유정현 넥슨(NXC) 의장의 두 딸로 유한회사 와이즈키즈의 유상증자에 각각 총 1650억 원을 두 차례에 걸쳐 투입했다.
효성그룹 오너 형제인 조현준·조현상 역시 서로의 보유 주식을 각각 680억 원 규모로 교환 매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