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분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첫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이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분기 D램·낸드를 포함한 메모리 시장에서 21조8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6000억원 더 적은 2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달 초 잠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2분기 양사가 매출 기준 공동 1위에 오른 것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각 기업이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메모리 부문에서 추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HBM 기술력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1분기 3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생산 효율 개선과 기술 중심 전략을 강화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부진 여파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 HBM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41%에서 올 2분기 17%로 급락했다. 이러한 점유율 하락은 대중국 수출 규제에 따른 판로 제한과 HBM 제품 신뢰 확보 지연 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HBM3E 판로 다각화와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가 중요하다”며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테슬라 수주에 성공한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삼성전자의 전반적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