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근원PCE물가 2.8%↑…시장 예상치 웃돌아
트럼프 관세발 물가 압력 속 美 소비 부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핵심 물가지표가 6월에 올해 들어 가장 빠른 속도 중 하나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지출 증가세는 미미해,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압력이 혼재한 신호가 나타났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31일(현지시간) 6월 개인소비지출(PCE)가격지수 중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3% 올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8% 상승해, 2024년 6월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연준의 2% 물가 목표치와 괴리가 더 커진 것이다. 시장 예상치는 각각 0.3%, 2.7%였는데 이를 웃돌았다.
6월 식료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PCE 총지수는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2.6% 각각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각각 0.3, 2.5% 였다.
가구, 운동기구, 의류 등 일부 수입 소비재 가격 상승이 올랐는데, 이는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일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에너지와 주거비를 제외한 핵심 서비스 부문 물가는 두 달 연속 0.2% 상승했다.
실질 소비지출은 0.1% 증가해 전달 감소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소비 흐름은 여전히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등 내구재 지출은 3개월 연속 감소하며 2021년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비스 지출 증가도 제한적이었다.
소비 위축의 배경으로는 고용시장 둔화가 꼽힌다. 실질 가처분소득은 전달에 이어 보합을 기록했고, 임금과 급여 증가율도 둔화됐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정책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MO캐피털마켓의 살 과티에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 둔화와 관세로 인한 상품가격 상승은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9월 17일 금리 인하가 단행되려면 인플레이션 진정이나 고용시장 약화가 좀 더 명확해져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향후 인플레이션 흐름과 고용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9월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