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中 CATL에서 LG엔솔로 공급처 전환
LG엔솔, 美 공장 보유로 대중 관세 회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잇달아 한국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한국 기업의 구세주’로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삼성전자에 165억달러(약 23조원),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에 43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하며 주요 협력 관계를 맺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처를 기존 중국 CATL에서 LG엔솔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43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7년 8월부터 3년간이며, 최대 7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공급업체를 전환한 이유는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관세 이슈가 가장 크다. 기존에 테슬라는 생산 효율을 이유로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에서 제품을 공급받았으나, 미국 정부의 고율 대중 관세 부과로 인해 공급망에 차질이 예상됐다. 반면 LG엔솔은 이미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관세 부담 없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앞서 테슬라는 삼성전자와도 165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신설될 반도체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인 ‘AI6’ 생산을 맡게 된다. 계약 기간은 2033년 말까지다.
해당 계약은 대만 TSMC의 생산 적체와 관련이 있다. 테슬라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생산 파트너를 필요로 했다. TSMC가 엔비디아 등 많은 고객사로 과부하 상태인 점을 고려해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삼성과의 계약을 통해 칩 제조라인을 직접 운영할 것이며, 생산 최적화를 위한 권한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잇따른 대규모 투자는 한국 기업이 미·중 패권 경쟁 속 대안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테슬라의 ‘한국 집중 투자’가 향후 다른 글로벌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