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대출 제한에...하반기 공공분양 관심 쑥
‘준강남’ 과천서 1618가구 나와
생활 인프라 편리해 시선 집중
남양주서만 11개 단지 ‘출격’
왕숙 B1·2지구 12일 청약시작
구리갈매역세권 대규모 공급
신희타 포함 땐 1433가구 달해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일시 정지’ 상태다. 집값은 비싼데 대출은 6억원까지만 나와 주택 구입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다.
청약 시장도 마찬가지다. 사상 초유의 ‘6억원 대출 제한’은 분양 아파트 잔금을 낼 때도 적용된다.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커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청약 시장에 접근하려면 ‘분양가상한제’라는 키워드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만일 자금력이 약한 사람들이라면 상한제가 기본 적용되는 공공분양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자금 여유가 좀 있다면 서울 민간 분양도 노려볼 만하다. 특히 민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서 나올 분양 물량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공공분양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주체가 돼 무주택 서민과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분양가상한제에 따라 시세보다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실거주 의무와 전매제한이 적용되기도 한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계획 변동성이 작은 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하반기 전국에 1만5994가구의 공공분양 주택을 공급한다. 이 중 1만1922가구가 수도권에 풀린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건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왕숙신도시)에서 나오는 물량이다. 이달 4일 남양주왕숙 A1·2블록 청약 접수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됐다.
남양주왕숙 B1·2블록도 조만간 1147가구에 대한 청약 절차를 시작한다. 이달 12일 특별공급, 13일 1순위 접수를 진행한다.
이 단지는 민간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게 특징이다. 단지 이름은 ‘왕숙 푸르지오 더 퍼스트’다. 중형 평형인 전용면적 74㎡와 84㎡ 물량이 공공분양될 예정이다. 30평대 아파트를 원한다면 주목할 만하다.
오는 11월에는 2개 단지(A24·B17블록)가 추가로 또 분양한다.
왕숙신도시는 1지구(진접·진건·퇴계원읍)와 2지구(일패·이패동)로 나뉜다. 다산신도시 북쪽에 자리한 1지구는 주택 공급 규모가 기존 5만2380가구에서 6만394가구로 8014가구 늘어났다. 수용 인구도 2만명가량 증가한 15만1020명 수준이다. 다산신도시 동쪽에 있는 2지구를 포함해 왕숙지구 전체 주택 공급 물량은 7만5000가구에 달한다.
올해 공급되는 단지들은 주로 1지구 북측에 있다. 바로 위편으로 남양주진접2지구가 가깝게 붙어 있고, 왕숙천 수변공원도 가까운 편이다.
이들 단지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롭게 만들어질 ‘풍양역’(가칭)이 가깝다는 점이다. 남양주진접2지구에 조성될 풍양역에는 서울 지하철 2개 노선이 연장돼 지날 예정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4호선과 9호선이 연장돼 풍양역을 지나게 된다”며 “4호선을 통해 명동·서울역 권역, 9호선을 통해 강남권역을 한 번에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하철 연장 사업은 실제 개통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올해 하반기에는 남양주진접2지구에서도 꽤 많은 아파트 물량이 공급된다. 당장 이달에 A1블록 공공분양 920가구, A4블록 신혼희망타운 255가구가 청약 절차를 시작한다. 9월에는 A7블록 공공분양 405가구, 12월에는 A3블록 신혼희망타운 208가구와 B1블록 공공분양 260가구가 집주인을 찾는다. 인근 왕숙신도시까지 포함하면 하반기에 남양주에서만 11개 단지, 5117가구가 청약을 접수하는 셈이다. 수도권 동북권 거주가 가능한 사람들이라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분양을 노려볼 기회가 많다는 얘기다.
LH와 경기도, 남양주는 왕숙지구를 자족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다. 작년 12월 우리금융그룹과 입주협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6월에는 카카오와 디지털허브(가칭) 데이터센터를 투자유치하는 업무협약도 맺었다.
수도권 남부 지역 공공분양을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과천 청약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강남 접근성이 좋은 과천 주암지구에서 올해 8월과 12월에 공공분양 물량이 풀린다.
과천 주암지구는 북측에 서울 서초구 우면동 일대가 위치한다. 서초구와는 양재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이다. 우면산과 청계산 사이에 위치해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렛츠런파크(과천경마공원), 서울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울 강남 접근성이 높은 것은 물론 서울지하철 4호선 경마공원역이 가깝고 인근 정부과천청사역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과 위례과천선이 지나갈 예정이다. 게다가 북서쪽에는 과천 과천지구 개발도 예정돼 있다. 두 지구가 계획대로 개발되면 우면산과 청계산으로 둘러싸인 대형 주거지가 탄생한다는 얘기다.
먼저 8월에는 신혼희망타운인 과천주암C2블록에서 686가구가 공급된다. 12월에는 C1블록에서 공공분양 물량 120가구와 신혼희망타운 물량 812가구가 집주인을 찾는다. C1·2블록 2개 단지는 주변에 서울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가깝게 위치한다.
이 밖에 구리 갈매역세권도 규모가 큰 공공분양 지역 중 하나다. 경춘선 갈매역이 지구 안에 있는 게 특징이다. 한 정거장 떨어진 경춘선 별내역에는 서울지하철 8호선이 연장돼 운행을 하고 있다. 별내선을 이용하면 송파구 잠실까지 30분 안에 이동 가능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2030년에는 GTX-B노선이 별내역을 지날 예정이기도 하다. 구리 갈매역세권에선 8월 중순 A1블록 신혼희망타운에서 1182가구가 가장 먼저 청약 절차를 밟는다. 뒤이어 A4블록 공공분양 251가구 등이 풀릴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엔 조금 특이한 유형의 공공분양 주택도 공급된다. 6년 분양전환 공공임대 또는 뉴홈 선택형이라 불리는 주택이다. 이 유형은 임대주택으로 6년 동안 먼저 거주한 후 분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화성동탄2지구에서 처음으로 610가구(C14블록)가 청약을 접수한다.
분양 전환 시점에 매입 가격은 입주 때와 6년 뒤 분양 때 감정 평가 금액의 평균으로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6년 뒤 분양 전환 때 가격은 시세 대비해서 확실히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청약 대기자들에겐 아쉽지만, 해당 가구 수만큼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올해 공급되는 공공분양 단지는 대부분 사전청약을 거쳐 이번에 본청약이 진행되는 곳들이다. 단지마다 상당수 분양 물량이 과거 사전청약을 통해 이미 주인이 정해져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공공분양에 들어가는 3기 신도시들의 경우 사전청약한 물량이 전체 물량의 90%를 넘는다. 전체의 20% 정도로 알려진 당첨 포기 물량을 합치더라도 실제 분양 물량은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6·27 대출 규제 영향이 워낙 강해 경쟁률이 상반기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