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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AI·빅데이터 기술로 실시간 탐지 대세
정부협력 더해 해킹사고 이후 자체개선 노력

 

대규모 유심(USIM) 해킹 사고 이후 개인정보보호가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통신업계가 보이스피싱 같은 통신기술 악용 범죄 근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 차원의 협력 촉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단순 위험 대응 차원을 넘어 통신사 본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최근에는 자체 인공지능(AI) 기술과 빅데이터를 앞세워 성과를 내고 있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AI 변조 음성인 딥보이스와 과거 범죄자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 2.0'을 최근 상용화했다. 기존의 문맥 기반 탐지 기술에 더해 AI로 변조한 음성을 식별하고 화자 인식으로 보안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음성 신호를 분석해 말하는 사람을 분석하는 화자 인식의 경우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실제 신고 음성인 일명 '그놈목소리' 데이터가 기반이 된다. 화자의 음성 패턴이나 목소리 특성, 말하는 습관 등 성문 정보를 정밀 분석해 범죄 여부를 탐지한다. 기존의 금융 키워드나 문장 구조 기반 탐지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방식이다. 

 

성과도 가시화했다. 이번 2.0 버전 상용화 이전인 올해 상반기 KT의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는 약 1460만건의 통화 트래픽을 분석해 91.6%의 탐지 정확도를 냈다. 이를 통해 710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KT는 추정했다. 이는 서비스 초기(90.3%) 대비 1.3%포인트 향상된 수치로 AI 탐지기술의 실효성을 입증한 결과다. KT는 이번 2.0 버전으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피해 예방과 95% 이상의 탐지 정확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AI 사이버보안 기술인 '스캠뱅가드(ScamVanguard)'로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같은 금융사기를 차단하고 있다. AI가 미끼 문자나 피싱 시도 채팅을 탐지하고, 보이스피싱 통화 패턴이나 타인 명의의 본인 인증 시도 여부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현재 이 기술은 AI 서비스 '에이닷(A.)'에 활용되고 있다. 보이스피싱 의심 번호로 전화가 오면 메시지를 발송하고 최근 급증한 신용카드 배송 사칭 보이스피싱 전화번호도 미리 탐지해 경고한다. SK텔레콤과 앞서 협약을 체결한 IBK기업은행에서도 스캠뱅가드가 적용 중이다. 통신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를 연계한 실시간 거래 차단 기능이 핵심으로 사전 테스트에서만 6억원 가량의 금전 손실을 예방했다. 

 

이종민 SK텔레콤 미래R&D 담당은 "스캠뱅가드는 AI로 보이스피싱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해 금융 사기 위험을 실시간으로 예측·대응해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기술"이라며 "통신과 금융 피싱 정보를 융합해 더욱 정교하고 고도화된 이상탐지 통합 솔루션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온디바이스(스마트폰 내장) AI 보이스피싱 차단 기술인 '안티 딥보이스(Anti‑DeepVoice)'를 자체 AI 통화 에이전트인 '익시오(ixi-O)'에 도입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없는 온디바이스 AI가 위변조된 음성을 통화 시작 5초 이내에 판별해 바로 경고하는 방식인데 정확도는 90%가 넘는다. 3000시간, 200만건 분량의 통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통화 음성의 주파수 벡터를 분석해 위조 가능성을 판단한다.

 

안티 딥보이스는 서비스 상용화 한달여만인 이달 초 기준 5500여건의 보이스피싱 시도를 탐지했다. 하루 평균 183건이다. LG유플러스 측은 "보이스피싱 한 건당 평균 피해 금액이 약 53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29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부도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분위기다. 피해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여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98% 급증한 6400억여원에 달했다. 발생 건수 역시 같은 기간 23% 늘어난 1만2000여건이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8일 이동통신 3사를 소집해 보이스피싱 대응 간담회를 열었다. 배 장관은 "AI가 보이스피싱과 같은 디지털 범죄에 맞설 강력한 방패가 될 것"이라며 "AI를 활용한 딥보이스, 보이스피싱 대응 모델 개발 사례들이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이러한 움직임에 더해 통신사들은 보이스피싱 예방 또한 최근 화두가 개인정보보호의 축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해킹 사고 이후 이용자 눈높이가 확실히 까다로워졌다" "보이스피싱 사고로 통신사 이름이 언급되는 자체가 부담일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에 비용을 들이는 "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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