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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는 이미 온 상태...
'금리'를 중심에 두고 투자해야

미국뉴욕증권거래소

최근 경기의 경착륙과 연착륙 논란에 더해 아예 경기 침체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노 랜딩(No landing)’ 논란이 가세하고 있다.

 

특히 이런 주장은 1월 고용 지표가 대규모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1월 소매 판매도 전망치를 대폭 웃돈 것으로 발표되면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노 랜딩’이란 주장은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경기는 이미 ‘랜딩(경기 침체가 이미 온 상태)’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현재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데 혼란을 일으키는 이유는 ‘화폐 환상’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장기간 저금리가 지속되다가 갑자기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강한 ‘화폐 환상’에 빠지게 된다. 고용, 기업 매출, 소비 등은 화폐 환상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지표들이다. 특히 명목 지표인 ‘고용’과 ‘기업 매출’은 화폐 환상의 영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분야다. 왜냐하면 물가 상승 분이 제품 가격에 전가되면서 오히려 기업 매출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급락하는 경기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기업 매출이 사상 최대치 수준을 유지한다. 또한 기업 매출이 사상 최대치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노동자를 대량 해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화폐 환상의 착각에 빠져 있는 지표를 중심으로 ‘노 랜딩’이라든지 ‘인플레이션은 하락하지 않는다’는 등의 극단적인 결론에 도달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오히려 화폐 환상을 제품 가격 정책에 적용할 수 있는 ‘명품 기업’을 사는 투자 전략을 쓰는 것이 더 유용하다.

 

반면 이미 ‘랜딩(경기 침체)’했다는 증거는 너무도 많다. 콘퍼런스 선행지수 등을 비롯한 다양한 경기 지표는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 침체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여기에 고용 관련 지표를 제외하면 경기 사이클은 더 이른 시기에 더 깊은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표시된다. 침체가 없었다면 이들 지표가 왜 경기 침체 수준으로 하락했는지 해석할 수 있겠는가.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의 역전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2년’ 금리 차이는 40년 만에 가장 깊은 수준으로 역전됐다. 지금까지 장·단기 금리가 이 정도 깊이로 크게 역전됐음에도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은 것은 1970년대 이후 단 한 번도 없다. 이 역시 경기 침체를 제외하고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미국 주식 시장이 약세장에 빠진 것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약세장은 모두 경기 침체를 수반했다. 그런데 이번엔 약세장에 빠졌음에도 아직까지 경기 침체로 선언되지 않고 있다. 1970년대 이후 1987년 블랙먼데이를 제외하면 주식 시장 약세장이 경기 침체로 선언되지 않은 것은 단 한 번도 없다. 이 역시 경기 침체가 없었다면 어떻게 해석할 수 있겠는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경기 침체가 터질 것을 알고 있다. 연초 신문의 ‘신년 경제 전망’에는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글이 가득했다. 이렇게 오는 경기 침체를 본적 있는가. 투자 세계에서는 이미 경기 침체에 대비해 현금 비율을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쌓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인버스 중심으로 포지션을 쌓아 놓은 상태다. 이제 경기가 침체돼 주가만 급락하면 모두가 거대한 수익을 얻게 된다. 그러고 보니 기술적 경기 침체라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이미 작년 1~ 2분기에 기록했고 지금은 오히려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견조하게 나오고 있다. 이 정도면 ‘아직 경기 침체가 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게 가능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따라서 아직 침체(랜딩)가 오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하는 전망들, 다시 말해 ‘지나친 비관론(경기 침체가 오니 조심하라)’이나 ‘지나친 낙관론(노 랜딩 : 경기 침체는 없다)’ 모두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고물가 시대엔 ‘고용(소비)’의 시장 설명력은 완전히 상실되고 그 자리를 ‘물가 (국채 금리)’가 대신하게 된다. 따라서 ‘금리’를 중심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 유가증권시장 주가수익률(PER) 13배에선 랠리가 억제될 것이란 의견을 가지고 있지만 요즘 자주 언급되는 ‘비관론’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2분기 중 시작될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의 반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업종에서는 당분간 ‘순환매 (개별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반등하지만 EPS는 하락하고 있는 국면에선 어떤 산업이 추세적으로 좋아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순환매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봄쯤 EPS가 바닥을 다지는 국면에 진입하게 되면 순환매는 일단락될 것이고 반도체·소재·산업재 등 경기 민감 산업으로 관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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