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너 이행명 회장 2세 선영-자영 자매
메디컴 52%-48% 양대 주주…장녀 대표
명인제약 덕에 알짜…승계 ‘돈줄’ 관심

 

중견 제약사 명인(明仁)제약의 상장 추진을 계기로 창업주 두 딸이 꿰차고 있는 ‘딴 주머니’가 주목받고 있다.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이다. 명인제약이 먹여 살리다시피 해온 덕에 개인회사가 점점 돈이 되고 있다. 명인제약 상장 뒤 가업을 물려받는 데 든든한 자금줄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

 

메디컴, 초기 명인제약 광고대행 맡아 돈벌이

 

명인제약은 이행명(76) 현 회장이 1985년 4월(1988년 11월 법인 전환) 창업해 올해 40돌을 맞은 제약업체다. 조현병 치료제, 우울증 치료제 등 중추신경계(CNS) 국내 1위 업체다. 

 

알짜 비상장 제약사로도 통한다. 작년에는 매출(연결기준) 2690억원, 영업이익으로 928억원을 벌었다. 이익률이 34.4%다. 2019년 이후로는 차입금이 없다. 현금성자산(6월 말)이 2780억원이다. 총자산(6100억원)의 45%를 차지한다.  

 

일반인들에게는 매년 수백억원을 쏟아 붓는 공격적인 광고로 인해 잇몸질환 치료제 ‘이가탄’, 변비약 ‘메이킨’ 제조사로 잘 알려져 있다. 계열사로는 2019년 3월 설립한 100% 자회사로서, 명인제약의 제품 광고를 대행하는 명애드컴이 있다.   

 

한데, 20년 전부터 명인제약의 광고대행을 맡아온 관계사가 하나 더 존재한다. 작년에서야 계약을 해지했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이하 ‘메디컴’)이다. 이곳의 주인이 바로 이 회장과 부인 심명숙씨 사이의 두 딸 이선영(48) 현 메디컴 대표와 이자영(44) 전 이사다. 

 

즉, 2세 자매가 2005년 8월 개인 자격으로 차린 명인제약 인하우스 광고대행사가 메디컴이다. 또한 당시 28살, 24살의 나이에 나란히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 경영에도 참여했다. 

 

특히 장녀는 작년 12월 대표 자리를 꿰차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 회장이 2021년 12월부터 2년간 대표로 활동하다가 물러난 지 1년만이다. 다만 차녀는 2019년 3월 이사회에서 손을 뗐다.    

 

비상장사여서 기업정보가 제한적이지만, 2012년부터는 자매가 주주로 등재돼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설립 자본금 2억원에 각각 52%, 48% 지분 전량을 소유했다. 이후 2017년 10월 18억원을 출자, 지금도 주주가 둘 뿐이다.  

 

오너 2세들이 양대 주주로 자리 잡고 있는 광고대행사, 이유는 뻔했다. 명인제약의 차고 넘치는 광고물량이 돈이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 일이다. 이는 자매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진화할 게 뻔했다. 

 

즉, 창업한지 20년이 되던 해, 당시 56세였던 이 회장이 2대 세습을 위해 명인제약을 앞세워 일찌감치 준비한 카드가 메디컴이었다는 얘기도 된다. 의도대로다. 메디컴은 2011년 매출 26억원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이익률이 41.0%나 됐다. 이처럼 대행수수료 수입이 차곡차곡 쌓여 설립 6년 만에 이익잉여금은 40억원에 달했다.  

명인제약 지배구조
명인제약 지배구조
명인제약 재무실적
명인제약 재무실적

명인타워 등 빌딩 매입 때도 전방위 지원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2세 개인회사 메디컴은 2011년 5월 부동산 임대업에 뛰어들었다. ‘믿는 구석’이 있었다. 이 때도 명인제약이 음으로 양으로 뒤를 봐준 터라 별 걱정이 없었다. 

 

메디컴은 당시 화일약품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화일빌딩(이후 메디빌딩→현 다니엘빌딩2)을 85억원에 사들였다. 대지면적 404.8㎡, 연면적 1569.44㎡에 논현로 대로변에 위치한 지하 2층~지상 7층 건물이다. 

 

인수 자금은 문제될 게 없었다. 메디컴은 우리은행으로부터 45억원을 차입했다. 명인제약이 나서 지급보증을 해줬다. 건물 매입 이후 메디컴은 CJ올리브영 매장 등을 입점시켜 임대수익을 올렸다. 

 

수입은 더 짭짤해졌다. 2014년 메디컴은 광고매출 28억원 외에 임대료로 4억원가량을 챙겨 3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이익률이 47.2%를 찍었다. 잉여금은 63억원으로 불어났다.  

 

2015년 9월에 가서는 스케일을 더 키웠다. 메디컴은 2015년 9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본원 사옥을 단독으로 인수했다. 매입가격이 937억원이나 됐다. 당시 메디컴 매출의 무려 30배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지금의 명인타워다.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 6번 출구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효령로 대로변에 위치한 역세권 건물이다. 대지면적 3886.6㎡, 연면적 1만8899.69㎡에 지하 3층~지상 10층짜리다.  

 

명인제약이 또다시 발 벗고 나섰다. 메디컴은 기존 우리은행 대출 50억원에 더해 2015년에 273억원을 추가 차입해 빌딩 매입자금으로 활용했다. 명인제약의 238억원 지급보증과 55억원의 부동산 담보가 뒤따랐다.  

 

특히 명인제약은 2016년 8월 메디컴의 잔금지급일을 2개월 앞두고서는 명인타워 지분 일부를 475억원에 매입해 결과적으로 메디컴의 자금 부담을 덜어줬다. 또한 메디컴 최초 인수가의 절반 넘게 주고도 지분은 48%만 넘겨받았다. 메디컴으로서는 불과 9개월 만에 25억원의 차익을 챙기며 지분 52%를 보유하게 됐다. 

메디커뮤니케이션 재무실적 변화

명인타워는 2019년까지는 심평원이 강원도 원주 본원으로 완전 이전하기 전까지 임대해 사용했다. 점점 늘어나는 명인제약 광고대행 수수료에다 명인타워, 메디타워 임대료까지 더해져 메디컴의 곳간은 점점 더 불어났다.  

 

2018 매출 83억원을 기록했다. 광고매출이 38억원. 임대료 수입이 44억원이나 됐던 해다. 영업이익은 48억원을 벌어 이익률은 57.6% 찍었다. 어느덧 잉여금도 145억원으로 뛰었다.

원문기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