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위스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로 0.25%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BOE는 2021년 12월부터 11번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다. 다만 금리 인상 폭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적다.
BOE의 금리 인상은 전날 영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깨고 전년 동월 대비 10.4% 오르면서 거의 확실시 됐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달리 1월 연 10.1%에서 2월 연 10.4%로 오르며 반등했다.
최근 SVB의 파산 여파로 금융시장에 혼란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BOE는 물가 단속이 더 급하다고 판단해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BOE는 물가상승률이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특히 2분기의 경우 정부의 에너지 요금 지원 연장의 영향으로 시장 전망치보다 물가가 낮게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도 물가상승률이 정점에 달한 것으로 보고 BOE가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물가 상승세가 지금 정점을 찍고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는 점"이라며 "그래도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고, 하락하기 시작해서 목표(2%)에 도달하는 것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금융시장의 혼란이 제2의 금융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스위스의 중앙은행인 스위스 국립은행(SNB) 역시 기준금리를 종전 1.5%에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
최근 스위스는 국내 2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재무위기에 빠지며 금융시장에 혼란이 야기됐지만, 물가 상승세만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스위스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2.8%로 1993년(3.4%)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이다.
SNB는 성명을 통해 스위스 정부 주로도 UBS가 CS를 인수해 금융 위기를 막았다고 밝혔다.
토머스 조던 SNB 총재는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면 금융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SNB는 필요하다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노르웨이 중앙은행 또한 이날 기준금리를 3.0%에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