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반도체·소프트웨어 등 대형주 중심 수익률 개선 전망

올해 역대 두 번째로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 증권가에서 연휴 이후 코스피 지수 상승을 예상하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대형주 중심 수익률 개선, 4분기 실적 반등 기대감이 주요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하나증권과 KB증권이 최근 발표한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추석 연휴 전후 경제주체별 수급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관과 외국인은 연휴를 앞두고 순매도 포지션을 보이다가 연휴 이후에는 순매수로 전환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 추석 연휴 전후 코스피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휴 전 일주일 동안 평균 -0.43%의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던 코스피 지수가 연휴 이후 일주일 동안 평균0.5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증가와 함께 에너지,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수익률 제고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시가총액이 큰 업종에서 수익률 개선이 나타날 전망이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추석 연휴 전후 일주일 동안 디스플레이, 에너지,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종이 상승 폭을 확대한 대표 업종들이다.
반면 소매, 기계, 철강 등의 업종은 하락 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금리를 인하한 시기에는 대형주 중심의 상승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4분기 역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만된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4분기 밸류에이션 환경은 상반기보다 못하지만 실적 환경은 긍정적"이라며 "미니 리스탁킹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코스피는 급등했지만 밸류만 상승했고 이익은 제자리였다. 그러나 4분기에는 반대로 이익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정책 기대감도 여전하다. 국감이 끝나고 11~12월 중순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소득세법 개정(배당 분리과세) 등 증시 부양책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어 추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
ISM 제조업·고용지표·FOMC 의사록 등 미국 경제지표가 변수
다만 추석 연휴 기간 중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하나증권은 "연휴 기간 중 가장 먼저 발표되는 9월 ISM 제조업지수, 특히 세부지표인 신규수주가 주목된다"며 "ISM 제조업 신규수주 지수는 한국 수출 증가율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며 통상 한 달 선행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 수출은 코스피 지수와 높은 연관성을 띠고 있어, 8월 미국 국내 수요 개선으로 6개월 만에 확장 국면(51.4)에 진입한 신규수주의 상승세가 9월에도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월 미국 고용지표도 중요한 변수다. 8월 고용이 예상치를 하회했으나 상향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9월 고용이 부진할 경우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며 한국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여러 불확실성 요인도 있다. 10월 1일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가 부과되는데, 미국에 공장 설립 계획이 없는 한국 의약품에 100%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대형 트럭(25%), 주방 및 욕실 가구(50%), 천 씌운 가구(30%)에도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 셧다운(정부 폐쇄) 우려도 불거졌다. 다만 과거 6번의 셧다운 사례를 보면 금융시장에는 평균 일주일 안에 원복되는 단기 조정 이슈에 불과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이 있다. 최근 달러 지수 하락폭보다 원화 가치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 9월 들어 달러 지수가 0.4% 움직이는데 반해 달러-원 환율은 1.4% 상승했다. 미국과의 무제한 통화스왑 합의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은택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추석 연휴 전에는 거래량이 줄고 관망세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추석 연휴 동안 해외증시는 급등락이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연휴 기간 전체로 보면 주가는 결국 제자리인 경우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원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