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국내 5개 그룹 총수가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회동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들 5대 그룹 총수는 조만간 미국을 방문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마러라고리조트에서 개최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관련 투자 유치 행사에 이들 총수를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일본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를 마치고 16일쯤 미국으로 향할 예정이며, 최태원 회장은 이날 오후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 회장은 16~17일쯤 미국으로 향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손 회장은 70여개 기업 총수를 초청해 투자 유치 행사를 주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들은 행사 기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 회동에도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총수들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한미 관세협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미 투자 확대를 요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방문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는 것과 시점이 일치한다.현재 한미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자금의 구체적인 운용 방안을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손 회장이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손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향후 4년간 미국 내 AI 관련 인프라 구축에 5000억 달러(약 718조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위한 합작 법인 스타게이트를 설립했다.
손 회장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접촉하며 'AI 동맹군'을 모으고 있다.
삼성과 SK그룹은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이들 그룹은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공급하는 동시에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신기술 개발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 총수들이 이번 손 회장과의 회동에서 스타게이트 협력을 구체화하고, 반도체·전력 및 자본과 운영 등에서 추가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손 회장은 올해 2월 방한 당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이재용 회장을 만나 스타게이트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총수들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CEO Summit(서밋)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지원과 관심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