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한국 기업인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일 시 주석과 한국 및 중국 기업인들이 저녁 만찬을 진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한국 측에서는 이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 및 경제단체장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최종 참석자 명단을 조율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중국에서도 중국 최대 배터리회사 CATL의 쩡위췬 회장과 국영 에너지·화학 기업 시노켐의 리판룽 회장,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닷컴의 류창둥 창업자 등 내로라하는 경제인들이 1일 만찬을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30일 한국에 도착해 2박 3일 동안 머물 예정이다. 시 주석은 도착 당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31일 APEC 정상회의 연설에 나선다.
재계에서는 이번 한중 기업인 만찬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찾아 한국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는 만큼 오랜 기간 경색됐던 양국 경제 협력의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경쟁 관계이면서 동시에 협력하는 관계다. 중국 테크 기업들은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에 의존하는 동시에 자체 기술을 공격적으로 개발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추격하고 있다. 배터리에서는 CATL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3사와 경쟁하는 반면 현대차를 고객사로 두고 협력하고 있다.
또 소재 및 광물 공급망에서 한국의 대중국 의존도가 커 두 나라는 경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최근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한 희토류가 대표적이다.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희토류 공급이 막히면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다만 구체적인 경제 현안을 논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자리인 만큼 예민한 얘기를 깊이 있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의 긴장을 푸는 ‘아이스 브레이킹’의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