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이 이르면 30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교체 등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신임 SK텔레콤 대표이사 선임을 발표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정재헌 SK텔레콤 대외협력 담당 사장이 유 대표의 후임으로 유력 거론된다. 정 사장은 판사 출신으로 '최순실 태블릿PC' 형사 사건 항소심 재판을 맡았던 인물이다. 2020년 SK텔레콤 법무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대표이사까지 맡게 되면 SK텔레콤의 첫 법조인 출신 CEO(최고경영자)가 된다.
2021년 취임했던 유 대표는 4년만에 CEO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지난 4월 유심 해킹 사건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가입자 2700만명의 유심 정보가 유출된 이 사건 이후 SK텔레콤은 점유율 40% 선을 처음으로 내주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만 1348억원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유 대표는 AI(인공지능) 전환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지만 해킹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의 SK㈜ 대표이사 겸직 지속 여부도 결정된다. SK㈜ 대표이사였던 그는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 선임됐다. 에너지·화학 사업의 실적 개선과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반등 등을 책임져야 하는 장 총괄사장인만큼, 연말 인사를 통해 SK이노베이션 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부회장 등 최태원 회장의 '믿을 맨'들이 SK㈜ 대표이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용호 겸임 체제'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 또한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장 총괄사장과 추형욱 대표이사의 '투 톱'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조기 인사를 진행했던 만큼 안정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할지 여부 역시 지켜볼 일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에만 영업이익 11조3834억원, 영업이익률 47%라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이외에 SKC, SK브로드밴드 등 CEO에 대한 인사 가능성도 꾸준히 언급돼왔다.
SK그룹의 이번 사장단 인사는 기존 대비 약 한 달 앞선 것이다. 일반적으로 12월 첫째주 정도를 인사 시점으로 잡아왔던 것과 차이난다. 유심 해킹 사건 등 악재를 빨리 털고 AI 전환, OI(운영개선), 리밸런싱과 같은 그룹의 당면 과제를 속도감있게 추진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최태원 회장 입장에선 다음달 6~8일 예정된 CEO세미나에서 새로 구성된 경영진들과 내년 사업 전략을 논할 수 있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2인자인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역시 당초 거론돼 온 임기 2년을 넘어 3년차에 접어들게 된다"며 "그룹의 체질개선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