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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타항공’.

지난 9월 30일 양양국제공항에서 제주국제공항으로 가는 첫 항공편을 띄우기 시작하며 정기 운항에 나선 신생 항공사다. 현재 양양~제주, 김포~제주 노선을 매일 한 편씩 운항하고 있다. 첫 편 판매 개시 후 대부분 좌석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등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여세를 몰아 조만간 동남아 등 해외로 운항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LCC를 낙점하고 속속 이 시장에 진출하는 중견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력을 갖춘 이들이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LCC 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CC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월 말 등장한 신생 항공사 파라타항공도 생활가전 전문기업 위닉스가 플라이강원을 인수한 후 사명을 바꿔 재출범한 곳이다. ‘파라타’라는 사명은 우리말 ‘파랗다’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위 리조트도 LCC 출사표

파라타항공의 전신 플라이강원은 2016년 4월 설립된 항공사다.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삼은 LCC다. 2019년 신규항공사 면허와 운항증명(AOC)을 취득하고 같은 해 11월 국내선, 12월 국제선에 첫 취항했다. 그러나 출발부터 순탄하지 못했다. 1년도 안 돼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여행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며 총 3대의 항공기 중 1대의 국내선만을 운영하다가 버티지 못하고 결국 2023년 5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1년여 만인 2024년 7월 플라이강원을 인수하겠다는 곳이 나타났는데 주인공은 생활가전전문기업 위닉스다. 약 200억원에 플라이강원을 인수하며 항공업에 출사표를 냈다. 위닉스는 공기청정기, 뽀송제습기 등으로 잘 알려진 50년 넘는 역사의 생활가전 전문 중견기업이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 직접 항공사 운영에 나선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제조업 기반의 정밀성과 효율성을 항공산업에 적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부품 부족이나 정비 지연에 따른 비정상 운항을 최소화하고 운항 안정성을 높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플라이강원뿐만이 아니다. 업계 3위(여객 점유율 기준)인 ‘티웨이항공’도 새 주인을 맞이한 LCC다. 국내 최대 규모의 리조트 회사인 대명소노그룹이 올해 약 4200억원을 들여 티웨이항공을 품은 것. 소노그룹은 내년 항공 사명을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로 바꾸는 등 대대적인 리브랜딩 작업에 돌입한다.대명소노그룹은 국내외에 다양한 리조트를 보유한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의 장·단거리 노선과 국내외 소노그룹의 호텔·리조트를 연계한 패키지를 판매하며 소비자들을 유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 외에도 이스타항공이 업계에 매물로 등장한 상황이다.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는 2023년 인수한 이스타항공 매각을 추진하며 원매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는 6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현재 여러 중견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견기업들이 LCC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잘만 운영하면 항공 사업을 새로운 ‘캐시카우’로 만들어 큰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LCC 영업이익 추이
주요 LCC 영업이익 추이

 

이미 그런 사례도 나왔다. 애경그룹이다. 생활용품 판매를 주력사업으로 하던 애경그룹은 2005년 제주항공을 설립하며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제주항공과 같은 LCC가 항공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제주항공은 운항 이후 무려 5년간 적자에 시달렸다. LCC가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는 애경그룹에 대한 불신에 여행객들의 외면을 받았다.그러나 애경그룹은 포기하지 않았다. 면세사업 철수(AK면세점 지분 매각)라는 승부수까지 던지며 제주항공에 힘을 실었다. 이 자금을 앞세워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항공기 수를 점차 늘려갔다. 예상은 적중했다. 제주항공은 2011년 첫 흑자를 기록하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이후 매년 실적이 급상승하며 2015년 국내 LCC 최초로 상장까지 성공, 현재는 애경그룹의 중추 계열사가 됐다.

 

비록 올해는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항공권 취소가 대거 발생하면서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한때 연매출이 2조원에 육박했으며 영업이익은 15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CC에 진입한 중견기업들의 경우 B2C 사업을 주로 진행해왔다”며 “자금력과 다양한 소비자 마케팅을 앞세워 제주항공처럼 빠르게 덩치를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2의 전성기 맞을까

LCC 산업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LCC를 이용하는 이들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8월 상반기 국제선 이용객 수에서 LCC는 2152만5383명을 기록했다. 대형항공사(FSC) 2095만4052명을 앞질렀다. 경기침체로 비용을 최소화해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이 늘어난 점도 작용했다.다만 업계에서는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수익성이다. 파라타항공까지 가세하면서 국내에서 운항 중인 LCC는 총 9곳이 됐다. 세계 항공 시장 1위인 미국과 같은 숫자다. 한국의 LCC 산업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레드오션이 됐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들의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각 회사의 감사보고서 및 실적 전망치를 보면 올해 대부분의 LCC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사가 초특가에 항공권을 판매하는 이벤트를 치열하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용객 증가가 수익성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치킨게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며 “새롭게 등장한 기업들로 인해 각사의 마케팅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을 둘러싼 경영환경도 지금은 좋지 못하다. LCC 업계에 따르면 현재의 실적 부진은 고환율과 국제유가 강세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임차료, 정비비 등 달러로 결제하는 데다 유가 상승분을 유류할증료에 반영한다. 과거에 비해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이들에겐 불리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경쟁이 더욱 심화하다 보니 당분간 LCC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물론 앞으로는 상황이 나아질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박치홍 삼일Pwc 파트너는원래 항공산업은 경기 상황에 따라 부침을 겪는다추후 환율과 유가가 안정되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꾸준히 경우 LCC들이 2 전성기를 맞이할 있다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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