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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글로벌 테크 트렌드 선정 트렌드 키워드
AGI, 매그넷10, 기정학 등 7가지

 

2026년 수원의 한 기업 회의실. ‘아리아’라고 불리는 AI CFO가 다음 분기 투자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인간 CEO는 아리아가 제시한 데이터 분석을 듣고 활발한 토론을 벌인다. 같은 시각, 경남의 한 조선소에서는 ‘마이다스’라는 AI가 전 세계 해운업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6개월 뒤 특정 항로에서 컨테니어선 수요가 급증할 것을 예측한다. 책 ‘2026 글로벌 테크 트렌드’에 묘사된 2026년에 보게 될 한 장면이다. 

 

챗GPT 등장 3년 만에 생성형 AI가 문명의 변화를 촉발했다. 책은 우리가 두 개의 다른 시간대를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시간대인 미국 실리콘밸리는 AI 충격파가 사회 전반을 휩쓰는 중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AI 관련 기업 주가는 치솟았다. 월마트 같은 100년 전통의 기업들조차 ‘AI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반면 두 번째 시간대인 한국은 AI가 아직 뉴스나 콘퍼런스의 화두일 뿐 실제 삶을 바꾸는 힘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책은 질문을 던진다. ‘과연 5년 후 당신의 회사는 존재할까’.

 

‘2026 글로벌 테크 트렌드’를 집필한 더밀크(The Miilk)는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테크 전문 미디어다. 미국 현지 전문 연구원과 기자단으로 구성돼 오픈AI, 구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과의 밀착된 네트워킹을 통해 기술혁신의 최전선에서 실시간 인사이트를 전달한다. 지난해 발간한 ‘2025 글로벌 테크 트렌드’는 3대 기술 혁명을 누구보다 빨리 예측해 화제를 모았다. ‘2026 글로벌 테크 트렌드’가 제시한 내년 변화를 주도할 트렌드 키워드는 AGI, 매그넷10, 기정학 등 7가지다. 2026년은 올해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전 분야 AX 물결이 거셀 전망이다. 주요 트렌드를 간추렸다. 

 

1. AI OS, 초지능의 산업화

2026년에는 AGI(범용인공지능)와 초지능이 산업 현장에 본격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저자인 더밀크 손재권 대표는 “AI가 금융, 제조, 국방, 헬스케어 같은 핵심 산업에서 실제적인 의사결정 파트너를 맡을 것”이라고 했다. 주목할 점은 AI가 ‘사용 도구’가 아니라 ‘협업 존재’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마치 산업혁명처럼 초지능 산업화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몰라보게 바꿔놓으리란 예측이다. 

 

초지능이 가장 빠르게 확산될 분야는 금융이다. AI OS 도입은 프로세스 자동화를 넘어 금융 리스크 개념 자체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으로 수백만 개 변수를 종합해 동적 리스크 모델을 구성하고 실시간 시뮬레이션으로 발전한다. 제조업, 헬스케어 분야도 시스템의 대변환이 예고된다. 

 

2. AI 시대를 이끄는 힘 ‘매그넷10’

현재 글로벌 AI 산업 주도권은 소수 슈퍼 기업이 가지고 있다. 이들을 ‘매그넷10(Magnet 10)’이라 부른다. 기존 AI 인프라 생태계를 주도하는 기업 7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팔란티어, 브로드컴)인 ‘매그니피센트7’에 비상장 슈퍼 유니콘(오픈AI, 스페이스X, 앤스로픽) 3곳이 더해진 10개 기업을 의미한다.이들이 매그넷10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압도적인 자본 흡인력, 차세대 기술 표준 주도권, AI 보편화로 인한 산업 지배력 확대다. 이들이 만드는 새로운 표준과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 

 

3. ‘기정학’ 시대의 개막

2026년 세계 질서는 지정학(geopolitics)이 아닌 기정학(Technology Geopolitics)이 주도한다는 예측도 내놓았다. 정치와 외교의 균형이 군사력과 영토가 아니라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같은 기술 자산의 보유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기술 패권 전쟁은 미국과 중국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최근 중동, 동남아, 남미 국가는 데이터센터 유치와 전력 공급 계약을 국가 어젠다로 삼고 있다.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지리적 위치를 활용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기술이전과 투자를 동시에 끌어낸다.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균형외교라고 할 수 있다.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과 정치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적합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베타세대’ 등장

베타세대는 2025년부터 태어난 ‘AI 네이티브’로 AI와 함께 성장하는 최초 세대다. 베타세대 등장은 가치관, 노동 패턴, 소비 구조 등 사회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변화의 조짐은 알파세대 후반부에서 엿볼 수 있다. 이들은 AI를 통해 ‘창의성의 민주화’를 실현한다. 기술적 장벽 없이 누구나 창작 활동을 펼치며 자라고 아이디어만 있다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현실 친구, 온라인 커뮤니티, AI 파트너 등을 모두 사회적 네트워크로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AI-인간 협업 구조를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다. 새로운 문명의 주역이다. 

 

5. AI-네이티브 팩토리

처음부터 AI를 기반으로 설계된 생산 시스템이다. 완전 자율화를 목표로 하는 무인 생산공장으로 불 꺼진 공장, ‘다크 팩토리’라고도 불린다. 이 시스템에서는 AI가 디지털트윈 환경을 통해 최적의 생산 방식을 시뮬레이션한다.

 

또한 센서 장비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을 예측하고 정비를 진행한다. 인더스트리 6.0 시대의 핵심 모델이다. 이미 AI와 로보틱스가 결합한 무인 제조 플랜트가 세계 곳곳에 늘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휴스턴의 폭스콘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배치 방안을 논의 중이며 이를 위해 자체 로봇을 개발 중이다. 

 

6. HBM4, 메모리의 진화

메모리 병목 현상은 AI 시대의 가장 큰 기술적 한계 중 하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와 연산의 경계를 허무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부상 중이다. AI 가속기 성능은 연산 속도와 더불어 많은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통로를 대폭 늘린 혁신적인 메모리다.

 

HBM4는 차세대 모델로 현재 주력인 HBM3E에서 AI 가속기 성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메모리 적층 최하단에 위치한 베이스 다이에 연산 기능을 부여한 것이 핵심이다. 이 기술의 안정적 확보가 향후 5년간 AI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7. 에너지와 AI

생성형 AI의 발전은 막대한 전력 수요를 일으켰다. 이는 전력망 운용, 발전원 구조, 나아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쳤다. 동시에 발전 시스템 역시 역사의 변곡점에 서 있다. 화석 연료 중심 체제에서 청정에너지로의 변환이다. AI 발전과 에너지 전환은 서로에게 복합적인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2026년 전력 소비 증가라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재생에너지 부문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2026년에 석탄을 추월한 세계 최대 전력 공급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개의 시간대’를 극복하는 전략

‘2026 글로벌 테크 트렌드’는 2025년은 21세기의 첫 번째 쿼터가 끝나는 상징적인 해라고 했다. 지금 우리는 21세기의 1쿼터인 봄을 끝내고 여름의 문턱에 서 있는 것. ‘2026 글로벌 테크 트렌드’가 제시하는 2026년 전망은 기정학적 신냉전이라는 커다란 그림자를 동반하고 있다. 

 

책은 본문에서 다룬 일곱 가지 키워드 외에도 일자리의 변화, 차세대 로보틱스 기술, 디지털트윈과 산업 메타버스 가속화 산업과 일상 전반에 나타날 변화를 전망한다. 말미에는 KAIST 김대식 교수, 시대예보 송길영 작가 ,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 등이 내다본 미래 사회 인터뷰도 실었다.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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