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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설립 11년, 상장 1년 반 만에 시총 10조 달성
‘에이프릴스킨’에서 ‘메디큐브’, 다시 뷰티 디바이스로
다음 행보는 바이오… “인류 노화 극복이 목표”

 

‘케이(K)뷰티’ 열풍에 힘입어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APR)의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법인 설립 이후 11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올해 4월까지만 해도 2조원대였던 에이피알 시총은 5월부터 급등해 6월 LG생활건강을, 8월엔 아모레퍼시픽을 추월하며 뷰티 업계 1위에 올랐다.

에이피알 주가 및 시가총액 추이

전날(3일) 에이피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86%(1만7500원) 상승한 27만25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0조1999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2월 27일 상장 첫날 시총(2조4080억원) 대비 323.6% 상승한 수치다. 같은 날 LG생활건강 시총은 4조3842억원, 아모레퍼시픽 시총은 7조308억원을 기록했다. 에이피알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는 과정에는 다섯 번의 결정적 순간이 있었다.

 

2014년, 첫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 론칭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988년생인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2014년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 이주광 전 공동 대표와 자본금 5000만원으로 화장품 스타트업 이노벤처스(지금의 에이피알)를 설립, 첫 브랜드 에이프릴스킨(Aprilskin)을 론칭했다. 미국 교환학생 시절,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파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전통적인 유통 방식을 벗어나 자사몰을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을 도입하고,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에이프릴스킨의 제품을 알렸다. 그 결과 주력 제품 ‘매직 스노우 쿠션’은 출시 1년 만에 350만개가 팔리는 성과를 냈다. 창업 초기 브랜드의 성공은 에이피알의 확장 동력이 됐다.

메디큐브 제로모공패드 제품.
메디큐브 제로모공패드 제품.

2016년, ‘효자 브랜드’ 메디큐브 출범

 

에이피알은 기능성 스킨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2016년 두 번째 브랜드 ‘메디큐브(Medicube)’를 선보였다. ‘더마(Dermatology·피부과학) 코스메틱 브랜드’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메디큐브는 ‘Medical Cosmetic’과 ‘Cube’의 합성어로, 피부 문제 고민 해결을 위해 큐브를 풀듯 계속 노력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메디큐브는 여드름성 피부에 적합한 ‘레드 라인’, 탄력과 기미·잡티 관리를 위한 ‘딥 라인’, 모공·각질 관리를 위한 ‘제로 라인’ 등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특히 2017년 출시한 ‘제로 모공 패드’는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타며 메디큐브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고, 최근 미국 아마존 프라임데이 행사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메디큐브의 토너패드 제품군 누적 판매량은 지난 4월 1000만개를 돌파했다.

 

2021년, 뷰티 디바이스 사업 진출

 

에이피알은 2021년 3월 메디큐브 산하 브랜드 ‘에이지알(AGE-R)’을 통해 첫 디바이스 ‘더마 EMS 샷’을 출시하며 뷰티테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ATS 에어샷 ▲유쎄라 딥샷 ▲부스터힐러 디바이스를 연달아 공개하며 첫 출시 약 2년 만에 뷰티 디바이스 누적 판매량 70만대를 기록했다.

 

에이피알은 2023년 히트 상품 ‘부스터 프로’ 출시를 기점으로 자체 생산 공장인 ‘에이피알팩토리’를 가동한다. 이후 ▲울트라 튠 40.68 ▲하이 포커스 샷 ▲부스터 프로 미니 ▲부스터 진동 클렌저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 ▲하이 포커스 샷 플러스 등 라인업을 지속 확장했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는 9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500만대를 돌파했는데, 해외 매출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의 모델 장원영이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 제품을 들고 있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의 모델 장원영이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 제품을 들고 있다.

2024년, 에이피알 유가증권시장 상장

 

메디큐브와 에이지알의 성공에 힘입은 에이피알은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당시 시장 ‘대어’로 평가받던 에이피알은 2024년 2월 2~8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에서 약 2000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663대 1을 기록했다. 그 결과 공모가는 희망 밴드 상단(14만7000~20만원)을 초과한 25만원으로 확정됐고,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896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당시 설립 10년 차 미만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첫 사례다. 에이피알은 상장을 통해 유치한 자금을 생산 설비 증설, 뷰티 디바이스 연구·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지난 9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지난 9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5년, 김병훈 대표 “바이오 진출” 선언

 

김 대표는 지난 9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 행사에 발표자로 나서 “메디큐브의 최종 목표는 인류의 노화를 극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1위의 ‘안티에이징(anti-aging)’ 전문 기업이 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며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면 화장품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바이오 영역으로도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이피알은 경기 평택에 있는 3캠퍼스를 바이오·헬스케어 신사업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조직 재생 물질인 PDRN·PN 원료 생산 체계를 갖춘 의료기기 품목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동시에 가정용 뷰티 미용기기를 넘어 전문가용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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