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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챗GPT 내 앱 출시로 챗봇서 슈퍼앱 변신 시도
새로운 앱 생태계 구축여부에 주목

 

오픈AI는 지난 10월 6일 자사 연례 개발자 회의인 ‘데브데이 2025’를 개최했다. 올해로 세 번째 맞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개발자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이 챗GPT 내에서 직접 실행될 수 있는 플랫폼인 챗GPT 내 앱(Apps in ChatGPT)이었다. 

 

챗GPT 내 앱은 챗GPT에서 직접 외부 앱을 연결해 활용하는 기능이다. 우선 부킹닷텀, 교세라, 익스피티아, 스포티파이 등 7개 앱을 출시한 이후 도어대시, 인스타카트, 우버 등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개발자는 8억 명의 사용자를 가진 챗GPT 내부에 실제 앱을 구축하고 별도의 비용 없이 자신이 만든 앱을 배포할 수 있게 되었다. 개발자가 앱 스토어 수수료, 광고 비용, 사용자 확보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이번 오픈AI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오픈AI가 챗GPT를 슈퍼앱 또는 대화형 운영체제(OS)로 만들려는 의도다. 그렇다면 대체 슈퍼앱이란 무엇일까.


슈퍼앱이란

슈퍼앱(SuperApp)이란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별도의 단일 기능 앱을 별도로 깔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존 기능들을 통합해 메시징과 SNS, 그리고 그 안에서 구매 결제까지 하나의 앱 안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강력한 거대 앱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통 위챗, 고젝, 그랩, 그리고 카카오 등을 슈퍼앱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위챗은 중국의 대표적인 메시징 앱이다. 하지만 위챗은 단순한 메신저와 소셜미디어 앱이 아니다. 텍스트, 음성, 영상 메시지, 사진 및 파일 공유 등 기본적인 메신저 기능 이외에도 위챗페이를 통해 QR코드를 스캔해 상품 구매,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뉴스 구독과 샤오청쉬(小程序)라는 미니 프로그램을 통해 쇼핑, 게임, 교통 등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그야 말로 만능앱이다. 중국에서 위챗 없이 생활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런 맥락에서 오픈AI도 챗GPT를 디지털 라이프의 중심 허브로 만드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이러한 슈퍼앱을 만들기 위한 최근 사례는 오픈AI만이 아니다. 2022년 10월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엑스(X)를 위챗과 비슷한 슈퍼앱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특히 머스크는 중국 위챗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22년 뉴스, 메시징, 웹 검색, 쇼핑 등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슈퍼앱 구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MS의 시도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바일 영역에서 구글과 애플에 대항하고 자사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 챗GPT가 슈퍼앱이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챗GPT가 슈퍼앱이 되면 자체 탑재된 앱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통해 외부 앱들을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호출해 실행할 수 있다. 사용자가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챗GPT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앱들이 안드로이드나 iOS라는 운영체제(OS) 위에서 작동하듯 챗GPT가 OS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되는 새로운 AI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웹 검색, 메시징, 쇼핑, 미디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슈퍼앱을 통해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챗GPT를 벗어나지 않고서도 스포티파이 음악 재생목록을 만들 수 있고 질로우에서 부동산을 검색하고 우버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다.

 

이를 위해 오픈AI는 이미 한 달 만에 5000억 달러(약 720조원) 이상의 거래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여행과 쇼핑에서 건강과 법률 자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쇼핑으로 제품 추천부터 결제가 가능한 통합 기능을 제공하는 등 기존 쇼핑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오픈AI는 올 3월에 채팅 및 암호화폐 결제 기능을 추가했으며 챗GPT 내에서 결제가 가능한 에이전트 기반 상거래 프로토콜(ACP)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미 월마트와 제휴를 통해 챗GPT 내에서 즉시결제 기능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쇼피파이를 통해 챗GPT 내 500만 개 이상의 매장에서 직접 제품 결제가 가능하다.

 

슈퍼앱 만들기 위한 다양한 기술적 솔루션

이러한 오픈AI의 슈퍼앱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챗GPT 앱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발표된 AI 웹 브라우저 ‘챗GPT 아틀라스(Atlas)’, 동영상 공유 앱 ‘소라’, 개발자용 ‘앱SDK’가 든든한 지원군이다.

 

우선 오픈AI는 10월에 맥OS용 챗GPT 아틀라스라는 챗GPT를 내장한 AI 기반 웹 브라우저를 출시했다. 아틀라스는 단순히 AI 기능이 추가된 브라우저가 아니라 웹 브라우저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고 재정의하는 AI 브라우저이다. 웹 탐색과 정보처리, 작업 자동화를 AI 어시스턴트와 결합해 지능적이고 향상된 웹 브라우징 경험을 제공한다.둘째, 동영상 공유 앱 소라이다. 소라는 동영상 생성 AI이자 AI로 생성된 동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앱이다. 앱 내에서 AI 생성 영상 콘텐츠를 공유하고 다른 사용자의 영상에 자신의 ‘카메오’ 아바타를 등장시키는 소셜 기능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오픈AI는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플랫폼의 영향력을 확대해 기존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개발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앱SDK의 프리뷰 버전을 사용해 챗GPT 내에서 앱을 개발하게 함으로써 앱 생태계를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앱SDK를 통해 챗GPT 내에서 대화 도중 필요한 앱을 자동으로 호출하고 실행할 수 있다. 이미 캔바, 피그마, 질로우 등의 앱이 연동되었으며 오픈테이블, 우버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챗GPT 판 새로운 앱 생태계 성공할까

이번 오픈AI의 새로운 앱 생태계 도전에 대해 일부에서는 오픈AI의 앱 스토어 시도 성과를 거론하며 평가절하하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실제로 오픈AI가 출시한 GPT 스토어는 누구나 자신만의 AI 챗봇 버전을 만들어 앱 장터에 올릴 수 있게 하였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챗GPT가 슈퍼앱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무엇보다 이미 기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막강한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과 전략이 절실하다. 거의 20년 가까이 애플과 구글이 지배해온 앱 생태계에 대한 오픈AI의 도전이 결실을 볼지도 의문이다.개별 앱들을 보더라고 각각의 영역에서 절대강자들이 포진해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미 사람들은 왓츠앱을 사용해 소통하고 도어대시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며 부킹닷컴에서 여행을 예약하고 우버로 차량을 호출하는 데 익숙하다. 기존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전례처럼 또 다른 독점을 낳는다는 우려와 개인정보 이슈 등 법적, 윤리적 문제도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오픈AI 슈퍼앱 전략은 GPT 단순한 도구에서 운영체제와 같은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이용할 있게 사용자 경험을 재정의하려는 오픈AI 슈퍼앱 전략은 오픈AI 미래를 가늠해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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